
2025.10.30~11.2 중국 칭다오 ☆2회차☆
(29) 한개 1위안부터! 기름에 절여 소스 듬뿍 뿌린 야성의 쿠시카츠, '라오산초미옌(老三炒面-노삼초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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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칭다오 일정의 마지막 음식 탐험은 지난 여행 때 맥주박물관 가는 버스 타려고 이동하던 길에 발견했던 한 허름한 가게다.
가게 앞에 사람들이 꽤 많이 몰려있고 야외 테이블에 뭔가 스파게티 같은 볶음국수를 담아 먹는 사람들이 보였던 이 식당,
'라오산초미옌(老三炒面-노삼초면)' 이라 하는 작은 가게로 여기는 면 요리 전문점이지만, 꼬치류도 함께 취급한다고 한다.
같이 간 친구 한 명이 사전 자료 조사하다 발견한 '양념에 절인 쿠시카츠' 라는 꼬치구이가 궁금해서 마지막 일정으로 방문하게 됨.
쿠시카츠(꼬치튀김), 튀긴 꼬치 위에 중화풍의 소스를 듬뿍 끼얹어먹는 요리로 이름만 들어도 엄청 중국적인 맛이 날 것 같은 곳.

가게 안쪽의 쇼윈도에 각종 꼬치 재료가 어지럽게 널려 있음. 그래, 이게 중국의 꼬치구이지.

빈 유리병 박스 위에 봉지에 담아 아무렇게다 대충 쌓여있는 꼬치 재료들.
사실 이 가게, 위생을 생각하면 여러모로 꽝인 가게라 위생에 민감한 사람들이라면 방문하는 게 상당히 힘들 수 있다.
그리고 위생과 별개로 물갈이 많이 하거나 혹은 위장이 약한 사람도 조금 생각해볼 여지가 있음. 포스팅 보고 판단하는 게 좋을 듯.

가게 밖에 붙어있는 꼬치 가격 메뉴판.
가격이 진짜 말도 안 되게 저렴한데, 제일 싼 건 1위안부터 시작해서 평균 가격은 2~3위안 정도.
관광객 상대로 하는 가게들도 저렴한 편이긴 하나, 진짜 칭다오의 관광객 안 오는 허름한 로컬집을 가면 가격이 전부 이런 식이다.

가게 안에 들어오니 집기들이 다소 어지럽게 쌓여있었고, 한 곳에선 열심히 꼬치를 만드는 모습을 볼 수 있었음.

뭔가 되게 주방과 홀이 구분되어있지 않은 정리 안 된 분위기인데, 묘하게 이런 분위기가 또 나쁘진 않단 말이지...

옛날 우리나라 가정집에도 저런 휘호 액자를 걸어놓은 집들이 많았는데, 요새는 이런 걸 찾아보기 좀 힘들어진 것 같다.
그 아래엔 가게 대표 메뉴인 면 요리들 메뉴판이 있음. 가격도 잘 보면 15위안 전후로 엄청 저렴하다. 한 그릇 3,000원 꼴이라
솔직히 보면서 '이 가격에 팔아도 괜찮나, 아무리 인건비가 싸도 인건비가 나오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

중국 애니메이션 '나타지마동강세' 의 주인공 나타 풍선이 매장 한 쪽에 둥둥 떠다니길래 처음엔 인테리어인가 했었음.
인테리어가 아니라 그냥 여기 온 어린이 손님 중 하나가 밥 먹는동안 잠깐 천장에 저거 띄워놓은 것 뿐이었다(...)

테이블에는 각종 양념통이 기본 비치되어 있음. 그리고 그 뒤에 일회용 젓가락이 있다.

메뉴를 어떻게 주문해야 할지 모르니, 핸드폰의 힘을 빌렸는데
일단 바깥에 있는 메뉴판을 한 컷 찍어 번역을 요청한 뒤, 번역을 통해 메뉴 확인, 해당 메뉴를 저렇게 체크해서 직원에게 건넸다.
언어가 통하지 않을 땐 굳이 무리해서 손짓발짓할 필요 없이 이렇게 하면 상호간에 의사 전달이 진짜 확실한 것 같음.
딱 이거 하나 찍어 아주머니에게 보여주니 아주머니 표정이 밝아지면서 바로 알아들었다는 듯 OK 사인.

꼬치구이가 도착하긴 했는데... 와우!!

이거 뭔가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과하게 야성적인데... 이런 파괴적인 비주얼의 꼬치를 전에 본 적이 있었나?

주문한 꼬치를 전부 스테인레스 접시에 비닐 한 번 깐 뒤 그 위에 가득 담아 내어왔는데, 너무 많이 주문했나 싶을 정도.
그리고 꼬치구이 위로 뭔가 마라양념처럼 보이는 양념을 뿌린 정도가 아닌 거의 끼얹었다 싶을 정도로 듬뿍 뿌려 내어왔던데
그 아래 소스 스며든 것과 함께 기름이 줄줄 흘러 흥건하게 고여있는 걸 보아 '이거 보통 꼬치는 아니다...' 란 생각이 바로 들었음.

부위도 이것저것 종류별로 시켰는데 딱 봐도 바로 알 만한 게 있는가하면 내가 시켰는데도 '대체 이거 뭐지?' 싶은 것도 있음.
근데 양념을 많이 올린 정도를 넘어 이 정도로 끼얹었으면 사실상 종류가 달라도 맛은 거의 똑같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여행 다니면서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라오산 콜라(崂山可乐)' 가 병으로 있길래 와, 이건 못 참지 하면서 바로 구매.
그리고 그 옆에는 비타소이...라고 하는 두유 음료인데, 탄산병에 담긴 두유라니 뭘까 신기해서 함께 사보았다.

엄청나게 찌글찌글해진(...) 얇은 페트 컵에 라오산 콜라 한 잔 따라놓고...
컵 모양은 좀 그렇지만 뭐 안에 이물질 들어가거나 그런 건 아니니 괜찮아요. 정작 음료 마시는 덴 전혀 지장 없었음.
두유 음료는 그 뭐냐... 베지밀 B와 매우 유사한 맛이었다.

일단은 피쉬볼(어묵) 꼬치부터 시작.
쫀득쫀득하게 씹히는 어묵을 튀김옷 없이 기름에 통째로 튀겨 그 위에 고추기름 베이스의 소스를 듬뿍 뿌려 마무리한 꼬치.
이거 마라 특유의 매운맛이 얼얼하게 올라오는데, 거기에 튀긴 음식이라 기름기도 상당해서 꽤 강렬한 맛이 났다.

첫 맛 자체가 되게 강렬함. 그래서 그냥 단독으로 꼬치만 먹는 것보다 반드시 탄산 같이 느끼함 씻어내려줄 음료가 필수.
그리고 확실히 호불호가 크게 갈릴 것 같단 생각도 들었다. 좋아하는 사람은 환장하겠지만 싫어하는 사람은 냄새도 못 맡을 그런 류.
그래, 이렇게 호불호 잔뜩 갈리는 강렬함이 중국 본토 로컬 요리만의 매력 아닐까?
두 번째 꼬치는 메추리알 꼬치.

이건 아마 닭껍질 비슷한 꼬치였던 것 같은데, 고기류도 기름기 가득.
꼬치를 튀길 때 기름을 빼지 않고 그대로 소스에 버무리는지 모르겠지만 전반적으로 한국인 기준 기름이 상당히 센 편이다.
다만 이건 한국인 기준일 뿐, 기름진 요리에 익숙한 중국인들에게는 이게 표준, 혹은 당연한 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뭔가 정체불명의 소시지 꼬치였는데, 겉보기엔 그냥 평범한... 조금 통통하지는 않은 소시지였는데
이 날 먹은 꼬치 중 유일하게 '제일 먹기 힘들었던' 꼬치.
소시지가 탱탱한 소시지가 아닌 말린 소시지처럼 딱딱한 질감인데, 거기까지는 뭐 질감이 그러려니 봐줄 수 있지만
여기서 나는 향취가 일반적인 소시지에서 날 수 없는 기괴한 인공적인 화장품 같은 향취가 나고 또 그 안에 기름이 잔뜩 배어있어
씹을수록 그 화장품 향취와 함께 기름이 입 안에서 줄줄 새어나와 와, 이건 도저히 못먹겠다 싶더라...
혹시라도 내 포스팅 보고 여기 찾아올 사람이 얼마나 있겠느냐마는 설령 오더라도 이건 절대 시키지 말 것. 시키면 후회하는 걸 넘어
최악의 경우 음식에 대한 트라우마가 남을 수 있다. 그 정도로 최악이었다...;;

얇게 썬 삼겹살 꼬치. 고기는 약간 대패삼겹처럼 바삭하게 튀기듯이 구워 바삭바삭~

가지 꼬치였는데 이것도 기름을 꽤 듬뿍 머금어서 다소 느끼한 맛이라 그렇게 추천하진 않는다.

오히려 이런 류의 고기 꼬치류가 더 나은 것 같음. 닭꼬치였는데 좀 과하게 튀겨진 것 외엔 꽤 잘 어울려서 괜찮았음.
전반적으로 소스나 기름을 쉽게 흡수하기 쉬운 재료들이 많이 느끼한 편이고 그렇지 않은 것들은 대개 맛이 꽤 괜찮은 편이었다.

이거는 어떤 부위였더라...

찰떡을 통째로 튀겨 소스를 듬뿍 바른 찰떡꼬치인데, 우리나라의 분식집 떡꼬치 같은 것과 비슷하다고 봐야 하나...
물론 꼬치에 바르는 소스는 매콤달콤한 고추장 소스와 완전히 다른 기름지고 얼얼한 중국의 마라 소스긴 하지만 말이다.

쫀득한 식감은 좋지만 역시 기름이 떡 안으로 들어가 그 속에 자리를 잡아 씹을수록 입 안에 퍼지는 기름은 살짝 어려웠다.

근데 이 마라소스, 처음엔 엄청 기름지고 매워서 '으엑 이게 뭐야' 싶으면서도 뭔가 컬트적인 매력이 또 있음.
물론 입맛에 맞는 사람에 한해서겠지만 나도 처음엔 와 이거 쉽지않다... 싶으면서도 사람이 적응의 동물이라고... 또 먹다보니
묘하게 이 기괴하고 컬트적인 맛에 적응이 되는 것임. 결국 나중엔 이렇게 소스를 박박 긁어모아 듬뿍 얹은 뒤
이 엄청 짜고 맵고 기름진 덩어리를 입 안에 쏙 집어넣는 이 독특한 음식에 완전히 적응해버린 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 물론 그 소시지만큼은 진짜 아니었음. 그건 아무리 먹어도 적응 못 할 것 같더라.

결국 이 가게 음식, 우리 네 명 중 한 명은 컨디션 난조까지 겹쳐 입에도 대지 못하더라.
사실 이 정도까지 호불호가 심할 거라 예측을 못 했었는데, 직접 가서 먹어본 우리들도 이 강렬한 음식의 맛에 살짝 놀랐을 정도.
여긴 진짜 다른 사람들에게도 함부로 권하진 못할 것 같다. 제대로 먹을 수 있는 강자들만 접할 수 있는 야성의 꼬치...

다만 여기는 꼬치구이보다 면 요리가 더 유명한 집이라 하니, 면 요리는 꽤 괜찮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든다.
실제 꼬치는 저렇게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먹는 게 아닌 그냥 면 요리 시킨 뒤 한두 개 사이드로 시켜 먹는 용도일테니
우리처럼 먹는 방식이 정상이 아니었을지도 몰라...^^;; 여기 면 요리는 양 푸짐하고 되게 맛있어보이던데 그건 한 번 먹어보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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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통 기름과 매운맛으로 코팅된 입 안을 달래줄 무언가가 필요하다...
바로 중산루 쪽으로 걸어나와 어제 음료 마셨던 '미쉐빙청(蜜雪冰城)' 재방문.

갑자기 바람이 많이 불어 어제보다 꽤 쌀쌀해졌지만, 곧 죽어도 아이스크림.
단돈 2위안짜리 미쉐빙청 아이스크림의 달콤시원함이 지옥의 마라와 기름으로 코팅된 입 안을 아름답게 정화시켜주었다.
= Continue =
2026. 1. 13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