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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2026.1 부산(NEW!)

2026.2.26. (3) 오는 사람은 없고 떠나는 사람만 있다. 쓸쓸함과 적막만이 남은 '우암동 소막마을' / 2026년의 첫 여행, 1박 2일의 짧은 나홀로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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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의 첫 여행, 1박 2일의 짧은 나홀로 부산

(3) 오는 사람은 없고 떠나는 사람만 있다. 쓸쓸함과 적막만이 남은 '우암동 소막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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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즉흥적인 부산 여행을 계획하게 된 데엔 최근에 보기 시작한 어떤 유튜브의 영향이 컸다.

부산에 거주하는 나이대가 나와 비슷한 한 유튜버인데, 그 사람이 소개하는 자신이 살고 있는 도시 부산의 모습은

관광지로서의 밝고 화려한 모습이 아닌 급격한 노령화와 인구유출로 쇠락하고 소멸되어 가는 부산이 가진 현실적인 모습을

잔혹할 정도로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던 것이라 상당히 강한 인상으로 남게 되었다.

 

서울 사람들은 모르는 어둠의 부산 (부산 사람도 잘 모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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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링크에 있는 영상을 보며 문득 어떤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부산을 1년에 1~2회씩 드나들면서 나는 너무 밝은 외적인 모습만 본 게 아닐까?

인구 유출과 노령화로 어두워져가는 부산의 또다른 모습은 애써 무시하고 혹은 모른 체 하며 항상 지나쳐왔던 게 아닐까?

 

그래서 이번 여행에서는 그동안 갔던 부산의 유명한 관광지, 혹은 장소 대신 관광객들은 웬만해서는 찾아갈 일 없는

부산 사는 현지인들도 잘 모를 그런 어둠의 부산, 인구소멸이 가져오는 안타까운 현실의 장면들을 보고 또 눈에 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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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 첫 번째는 우암동에 위치한 소막마을.

부산 최초로 밀면을 시작한 내호냉면이 바로 이 소막마을 입구에 위치해 있다. 자연스레 밀면 먹고 여기로 들어가볼 수 있음.

 

 

 

그렇게 유명한 밀면집이지만, 그 밀면집 근처엔... 정말 아무것도 없다.

이렇게 우암골목시장이라는 이름의 거리가 조성되어 있긴 하지만, 이걸 시장이란 이름을 붙여도 될지 모르겠다.

 

 

 

이미 예전에 사람들이 떠난 빈 가게엔 아크릴이 깨진 낡은 간판만이 방치되어 있다.

 

 

 

21세기의 만화방이라지만 이 곳의 풍경은 여전히 1970~80년, 20세기에 갇혀있는 것 같다.

 

 

 

언제 마지막으로 영업했는지 그 시간조차 가늠할 수 없는 굳게 셔터가 닫힌 화장품 전문점.

저 셔터는 과연 몇십 년간 문이 닫힌 채 빛을 보지 못하고 있을까?

 

 

 

이 곳에 있는 가게들은 대부분 이런 식이었다.

실제 운영을 하는지 안 하는지조차 알 수 없는 가게들.

 

 

 

그나마 골목시장을 거쳐 한 블럭을 이동하면 '우암동 소막마을' 이라는 마을이 나오게 된다.

마을 입구에 세워져 있는 거대한 황소 조형물.

 

 

 

이 곳은 수출 소 검역소의 옛 터 자리라고 한다.

그 터를 기념하여 황소상과 함께 표지석이 세워져 한때 이 곳에 검역소가 있었다는 흔적을 보존해놓고 있다.

 

 

 

우암동 마실길 안내.

소막마을을 중심으로 이 근처의 관광지, 그리고 돌아볼 수 있는 산책로에 대한 안내가 함께 되어있다. 하지만 색이 바래있다.

 

 

 

부산 우암동 소막마을 주택.

 

소막마을의 역사는 앞서 이야기한 수출을 위한 소를 검역하는 검역소에서 시작한다.

이 곳에 몰려든 소들을 수용하기 위한 축사의 필요가 있어 현재의 마을 부지에 약 20여 동 정도의 소 막사를 짓게 되었는데

이후 한국전쟁이 발생하고 부산에 몰려든 피난민들이 부족한 주거공간 해소를 위해 소 막사를 개조하여 주거지로 만들어낸 뒤

그 곳에 정착하여 살기 시작한 것이 현재의 '소막마을' 의 유래가 되었다고 한다.

 

소막마을은 2022년 12월 15일,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인 '한국전쟁기 피란수도 부산의 유산' 9곳 중 하나로 지정되었다.

 

 

 

마을 입구에는 작은 카페와 함께 소막마을 전시관이 작게 마련되어 있다.

 

 

 

'부산 우암동 소막마을' 의 탄생과 역사를 소개하는 전시관.

입장은 무료, 그리고 이 안에 작게 카페도 마련되어 있다.

 

다만 점심시간이 12시부터 13시까지라 하필 이 시간에 딱 겹쳐 저 안으로 들어갈 순 없었다. 문이 닫혀있었음...ㅜㅜ

 

 

 

아쉬운 마음에 그냥 유리문을 통해 안이 어떻게 생겼나 들여다보는 정도로만 만족.

뭐 근처 구경하다 시간 맞춰 들어갈 수도 있었지만, 그 정도로 내가 시간이 많지 않아...

 

 

 

주차장 앞 건물에 그려져 있는 벽화.

좀 전에 내가 타고 온 남구3번 마을버스를 그린 그림이다.

 

 

 

이 곳도 쇠락해가는 다른 마을들처럼 곳곳에 벽화가 그려진 모습을 볼 수 있다.

한 때 전국에 유행처럼 번졌던 벽화 프로젝트에 대한 비판이 지금은 조금씩 나오고 있는데, 이게 정말 좋은 건지는 잘 모르겠다.

 

 

 

소막마을 주민공동체 센터.

무인민원실이 있는 걸 보니 행정복지센터를 겸하는 관공서의 역할도 같이하는 게 아닐까 싶다.

 

 

 

전시관을 끼고 소막마을 안쪽으로 들어가보기로 함.

유네스코로 지정이 되어 현재는 부산광역시에서 관리를 하는 마을이라 마을로 들어가는 길은 꽤 깨끗하게 정비가 되어 있었음.

 

 

 

좁은 골목을 중심으로 좌우에 낡은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다.

하지만 이 곳을 걸을 때 살짝 서늘한 기분이 느껴졌는데, 날씨가 추워서가 아닌 '사람의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아서'

 

 

 

그리고 방치되어 무너진 폐가들이 꽤... 있었다.

 

 

 

빈 건물들이 많지만 함부로 들어가는 건 불가.

이 곳의 주택들 대부분은 문화재보호법의 적용을 받는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어 있기 때문.

호기심이 생기더라도 함부로 들어가지 말고 그냥 골목 바깥에서 구경만 하자.

 

 

 

담 너머로 보이는 이 낡은 주택 역시 무너져내리고 쓰레기가 쌓여있지만 누군가 정리를 할 엄두도 내지 못할 것 같다.

원래 살던 주인이 떠나거나, 혹은 사망하거나 해서 지금은 주인 없는 집이 되어버렸겠지.

 

 

 

어느 집 작은 창문 창살에 걸려 말리고 있는 시래기와 북어 머리, 저건 먹을 수 있는 걸까?

 

 

 

집 사이에 난 골목은 너무 좁아서...

 

 

 

이렇게 좁은 골목에 집을 짓고 살면 집 안에 햇빛이 들어올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처음 여기에 온 피란민들은 그런 일조권은 중요하지 않았겠지. 당장 발 뻗고 누워 자야 할 공간 확보가 우선이었을 거니까.

 

 

 

무단출입은 하지 말 것.

 

 

 

한 때 수많은 빨래가 걸려있었을 빨래줄은 여전히 튼튼하게 묶여있지만, 빨래집게는 먼지만이 쌓여있을 뿐.

 

 

 

유리창이 깨져 굳게 닫혀있는 건물.

왼쪽 아래 뭔가 불에 그을린 자국이 있는데 누군가 여기서 불장난을 했던 걸까?

 

 

 

이런 곳이 노인이 아닌 어린 아이들이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있긴 있더라.

어린 아기의 유아복이 빨래 말리는 거치대에 걸려 말려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여기도 아이들이 살긴 사는구나.

다만 그 수가 거의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굉장히 적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이 쪽은 프라이버시 문제가 있을 수 있을 듯 하여 모자이크 처리.

 

 

 

인기척은 아니지만 누군가 나를 바라보는 느낌이 들어 그 쪽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폐가 담 위에 고양이 한 마리가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지금 이 집은 이 아이가 쓰고 있는 것일까?

 

 

 

조금씩 무너져가는 이 건물들은 이렇게 벽도 기울어지고 상당히 위태위태해 보이는데 어떻게 조치할 방법이 없어보인다.

 

 

 

사람이 살았던 흔적은 있지만, 사람의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았던 소막마을의 거리.

 

 

 

마을 안쪽에 아주 작은 광장같은 게 있는데, 여기 벤치와 함께 흔들의자도 하나 마련되어 있더라.

마을 사람들이 모이는 마실 같은 역할을 하는 것 아닐까... 동네 정자같은.

 

 

 

가래침, 담뱃재 뿌리지 말라는 당연한 이야기지만, 미안합니다... 라는 문구를 함께 써 놓았다.

아냐, 이런 건 미안하다는 말 안 해도 돼. 당연한 거잖아.

 

 

 

마을에 거주하는 고양이들을 위해 고양이밥을 여기에 놓고 가는 듯 한데, 가지고 가지 말라 한다.

다만 다들 낮이라 숨어있었는지 마을 돌아보는 동안 고양이는 단 한 마리밖에 보지 못했다.

 

 

 

그나마 사람이 사는 듯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집이 있다가도...

 

 

 

그 바로 옆으로 가면 이렇게 문이 굳게 닫혀있는 빈집들이 더 많다.

여기는 사람이 살고 있는 집보다 비어있고 버려진 집이 더 많다.

 

오는 사람은 없고, 떠나는 사람만 있다. 

 

 

 

시멘트 바닥을 뚫고 올라온 종유석.

 

 

 

이런 곳을 어떻게 올라갈까 싶을만큼 경사가 가파른 계단.

저 2층의 집은 이미 문이 굳게 닫혀있다. 여기도 언제 빈 집이 되었는지 알 수 없다.

 

 

 

그나마 마을 안쪽의 공동화장실은 정상적으로 개방 중.

이 곳도 어쨌든 관광지로 지정이 되었으니 이렇게 화장실도 함께 운영하고 있는 것일까.

 

 

 

여기도 한 때는 1층 분식집, 그리고 2층은 살림집이 있는 삶의 현장이 아니었을까?

지금은 완전히 비어 누구도 찾지 않는 폐허로 남아있지만 말이다.

 

 

 

몇몇 구역은 이렇게 재개발을 위해서인지, 혹은 붕괴 위험으로 인한 접근금지를 위해서인지 펜스가 쳐져 있었다.

 

 

 

언덕으로 올라가 내려다 본 소막마을의 전경.

멀리 부산항 제7부두의 모습이 함께 보임.

 

 

 

영도과 본토를 잇는 부산항대교의 모습도 함께 보이고 있다.

 

 

 

우암동 일대는 현재 이렇게 아파트를 지으며 재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구역도 존재한다.

올해 12월 입주예정인 해링턴마레 아파트라고 하는데, 최신 아파트와 오래 된 마을이 함께 공존하는 모습이 뭐랄까... 미묘한 기분.

 

 

 

언덕에 지어진 마을은 이렇게 서로를 이어주는 계단이 곳곳에 존재한다.

부산의 언덕마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풍경.

 

 

 

주요 관광지로도 각광받지 못하고, 거주하던 인구도 하나둘씩 떠나가며 조금씩 소멸해가고 있는 우암동의 소막마을.

일제강점기, 그리고 한국전쟁의 아픈 역사가 담긴 사연 있는 마을이지만 그 마을의 현재 모습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잔혹했다.

 

다들 살기 위해 정든 마을을 뒤로 두고 떠나는 것이라 그 심정이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지만

이렇게 텅 비어버린 채 남겨진 마을의 쓸쓸한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어딘가 허전하고 안타까운 감정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나보다.

 

= Continue =

 

2026. 2. 26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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