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반도의 또 다른 시작점을 만나고 온 2박3일 중국 다롄(大连)여행
(17) 처음 맛보는 중국 명물요리 보보지(钵钵鸡)와 맛 없을 리 없는 베이징 덕 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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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롄에서의 저녁식사로 따로 밥집을 찾아놓은 건 없었다.
그냥 시안루 야시장 돌아다니며 이것저것 먹고 다닐 거라 눈에 보이는 가게 중 이거다 싶은 마음이 가는 곳을 따라가기로 했다.
첫 번째 가게는 '압선생(鸭先生 - Mr.Duck)' 이라고 하는 베이징 덕 전문점.

예전 칭다오 야시장에서도 먹어본 적 있는 베이징 덕을 밀전병에 싸서 랩으로 만들어 파는 가게로
그 때 상당히 맛있게 먹었던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어 이번에도 다시 한 번 먹어보기로 했다.
베이징 덕은 단품 고기로도 판매하고 있으며 랩으로 말아 만든 것도 있는데 후자는 4개 10위안, 그리고 6개 15위안, 8개 20위안.

주문 매대 바로 뒤의 냉장고에는 거대한 크기의 오리고기가 대롱대롱 매달려 진열되어 있었는데
이 쪽은 아직 굽지 않고 손질만 마친 생육. 이걸 바싹하게 구워 제공하는 거겠지.

그리고 이렇게 매대 앞에 노릇하게 구운 베이징 덕이 진열되어 있는데, 모형이 아닌 진짜 베이징 덕 구운 거라
이걸 바로 눈 앞에서 발골하여 살 발라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도마 위에 밀전병 여섯 개를 깔아놓고 그 위에 적당한 크기로 썰어놓은 베이징 덕을 하나씩 올린다.

내 건 아니고 다른 사람이 먼저 주문한 건데, 여기 랩 메뉴 중 대한민국의 불닭볶음면을 올린 랩이 있더라.
저렇게 불닭볶음면 비빈 걸 조금씩 위에 올린 뒤 돌돌 말아 만들어주는데, 새삼 중국인들 불닭 좋아한다는 걸 다시금 느꼈음.

기본 랩은 밀전병 위 잘게 채썬 파, 그리고 오이가 올라간다.
이렇게 고명을 올린 뒤 마지막으로 달콤한 소스를 골고루 발라 돌돌 말아 도시락 용기에 담아준다.
일단 여기서 베이징 덕 랩을 6개(15위안) 구매하고 다른 것도 함께 구매하기 위해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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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가게는 '라스차이(辣食财)' 라는 이름의 꼬치 전문점.
다른 가게에 비해 규모가 유독 크고 진열되어 있는 음식들도 엄청 많아보이는, 그리고 젊은 남성들이 운영하는 가게.

양념에 담겨 있는 엄청난 양의 꼬치가 진열되어 있는데, 이 꼬치의 이름은 '보보지(钵钵鸡)' 라고 한다.
보보지는 중국 쓰촨(사천) 지역의 음식으로 청나라 시절부터 이어져 온 꽤 전통 있는 음식.
마라맛을 더해 맵게 만든 양념에 고기와 야채 등을 꽂은 각종 꼬치를 푹 담가먹는 음식으로 구워먹거나 튀겨먹는 꼬치와 달리
매운 양념에 담그거나 혹은 졸여먹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서는 맛보기 힘든 상당히 독특한 맛을 느낄 수 있음.
음시그이 존재는 예전부터 알고 있었는데 먹을 기회가 없어서 이번에 혼자 여행 온 김에 이걸 한 번 제대로 체험해보기로 했다.

꼬치는 종류에 따라 가격이 다 다른데, 이렇게 조그만 꼬치는 10개 단위로 고무줄로 묶어 한 묶음 단위로 판매하고...

낱개로 판매하는 꼬치도 있다.
꼬치 담는 그릇을 담은 뒤 원하는 꼬치를 직접 담아 직원에게 건네주면 그 자리에서 바로 계산 및 포장을 해 준다.
종류도 진짜 다양해서 해산물, 육류, 야채, 그리고 내장 같은 부위들도 있다. 정말 꼬치로 만들 수 있는 재료는 전부 때려박은 것.

주문 매대 바로 옆에는 보보지를 담는 커다란 종이컵과 함께 무언가의 양념이 담긴 커다란 그릇이 놓여있는데...

이 그릇이 보보지의 핵심인 '마라 양념'
참깨가 듬뿍 올라간 새빨간 양념 국물 안에 내가 집은 꼬치들을 푹 담가 양념이 꼬치에 배어들게 한 뒤
그걸 그 옆의 종이컵에 담아 그대로 포장하여 내어주는데, 양념을 푹 담근 꼬치를 하나씩 꺼내서 음료, 술과 함께 즐기는 방식.

가게 앞에 먹고갈 수 있는 공용 테이블이 있어 마침 빈 자리 하나 적당하게 차지하고 앉았음.
왼쪽의 쇼핑백이 보보지를 담은 쇼핑백, 그리고 오른쪽 비닐봉지는 베이징 덕 랩이 담긴 쇼핑백.

음식을 다 꺼낸 뒤 이제 본격적인 시안루 야시장의 미식을 즐겨보기로 한다.
혼자만의 여행,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온전하게 야시장을 즐길 수 있는 나만의 시간.

아까 슈퍼마켓에서 구매한 처음 보는 중국의 음료.
얼핏 맥주처럼 생겼는데 맥주는 아니고 그냥 탄산음료임.
이 음료 이름은 '다야오 대기수(大窑大汽水)', 내가 선택한 맛은 오렌지맛.
중국 식당에서 훠궈, 양꼬치, 마라탕을 먹을 때 한국의 콜라, 사이다처럼 함께 곁들여 마시는 대중적인 탄산음료라고 한다.
맛은 우리나라의 환타, 혹은 미린다 같은 오렌지향 탄산음료와 크게 다를 바 없는데, 느끼하고 매콤한 요리와 곁들이기 딱 좋았음.
맥주를 함께 할까 싶었는데 맥주 대신 이거 선택한 게 나름 좋은 선택이었을지도 몰라. 생각보다 되게 음식이랑 잘 어울렸다.

'베이징 덕 랩(6개 15위안)'
만두처럼 생긴 큼직한 랩이 여섯 개 담겨있는데, 따로 먹는 방법은 없음. 그냥 젓가락으로 하나씩 집어먹으면 된다.

대충 크기는 이 정도. 살짝 무리해서 한 입에 전부 집어넣을 수 있는 정도의 크기이다.
밀전병이 굉장히 얇기 때문에 안에 들어있는 속재료, 그리고 양념 소스가 선명하게 비쳐보일 정도.

아무리 잘 말아도 따로 접착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잘못 집어들면 안의 내용물이 우수수 떨어질 수 있으니 조심하고...

안에는 채썬 오이와 파의 아삭아삭함, 그리고 그 안에 들어있는 베이징 덕 구이의 진한 고기맛과 함께
달콤한 소스의 달짝지근하고 고소한 맛이 진짜... 진짜 맛있다. 소스의 단맛이 전반적으로 센 편이라 이런 소스 좋아하는 사람이
맛있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은데 아삭한 야채 식감이 전반적인 맛의 밸런스, 씹는 맛을 더 좋게 만들어주는 듯.
호불호 크게 갈리는 맛도 아니라 이건 정말 입 짧은 사람들도 부담없이 먹을 수 있는 맛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도 적극 추천.
게다가 가격도 저렴하니까... 어디서 3,000원 정도에 베이징 덕을 먹어볼 수 있겠어?

극장의 커다란 콜라컵 정도 크기의 컵에 담긴 중국의 전통 꼬치요리 '보보지(钵钵鸡)'

그냥 맛있어 보이는 것 + 호기심이 도는 것들을 이것저것 집었는데, 대충 이 정도 양이 약 5,000원 정도 나왔던 것 같다.
가격이 생각보다 막 엄청나게 저렴하거나 하진 않더라.
꼬치 표면에 깨가 엄청 붙어있는데 아까 국물에 담갔을 때 함께 달라붙은 것들이다.

특별히 먹는 방법이 따로 있지는 않음. 그냥 이 자체로 완성된 것이라 꼬치 하나씩 들고 벗겨먹으면 된다.
10개 단위로 고무줄로 묶여있는 꼬치도 함께 구매해서인지 꼬치가 정말 많다. 이거 다 먹는데 또 한 세월은 걸릴듯...

쫀득쫀득한 연골 부위.
크기가 정말 작기 때문에 그냥 쏙 빼서 한 입에 바로 집어넣으면 된다.

매콤한 양념이 배어있어서 꼬들꼬들하게 씹히는 맛과 함께 너무 강하지 않은 은은한 마라향 들어오는게 이거 꽤 재미있더라.

젤라틴 덩어리가 있는 부위도 있는데 느끼하다기보단 젤리처럼 쫀득하게 씹히는 식감이 재미있어서 좋았음.
원래 이런 부위 별로 선호하지 않는데(비계 그렇게 안 좋아함) 이건 되게 탄력있게 씹히고 매콤하기까지 해서 꽤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꼬치의 양이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진짜 이런 거라면 몇십 개도 거뜬하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약간 그 뭐냐... 관성적으로 무한으로 계속 먹게 만드는 그런 거 있잖아, 그런 느낌이 드니 맛있고 재미있네...

닭 염통도 보통 구워먹는 걸텐데 굽지 않고 이런 방식으로 먹으니 나름 신기하게 느껴졌고...

정말 맛이 어떨까 순수한 궁금증에 함께 집어든 오이.
오이가 일반적인 오이와 달리 굉장히 속살이 단단해보여서 집어든 거였는데, 역시 물컹하지 않고 되게 아삭아삭했음.
맛은 우리가 생각하는 그 오이 맞는데 물컹함이 없고 단단하게 씹히니 특유의 싱그러운 향이 더 강하게 들어오는 게
진짜 맛있는 오이라는 걸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약간 그 타이완 타이베이 딘타이펑에서 사람들이 꼭 시키는 그 오이 생각이 났음.
물론 오이는 딘타이펑의 오이가 더 맛있긴 하지만 이 오이도 그 못지않게 맛있어서 이후 한 번 더 먹고싶단 생각이 들 정도.

음료 곁들여서 진짜 하나씩 쏙쏙 빼먹는 즐거움이 있었던 처음 먹어보는 중국음식 '보보지'
이런 느낌으로 먹는 거구나 하는 걸 알게 되었고 생각보다 그렇게 무거운 음식이 아니라 가볍게 간식으로 먹기에도 좋고
이번엔 탄산음료와 곁들였지만 술과 함께 먹어도 상당히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 먹은 건 비닐봉지에 싸서 몇몇 장소에 설치된 쓰레기통에 그대로 버리고 나가면 된다.
중국의 식당에서는 다 먹은 음식을 따로 정리하지 않고 그대로 테이블에 놓고 나가면 직원이 와서 정리하는 문화가 있다고는 하는데
일단 이 야시장 안에서는 직접 먹은 걸 정리하는 분위기 같았고 꼭 그게 아니더라도 내가 직접 치워야 마음이 편할 것 같아.
쓰레기통은 그렇게 많진 않지만 화장실 가는 길이라든가 곳곳에서 어렵지않게 찾아볼 수 있으니 먹고 간 자리는 깔끔하게 정리.
일단 처음 시작을 이걸로 꽤 좋게 끊었으니 이제 다른 음식들도 조금 더 둘러보고 마음에 가는 것 위주로 맛봐야지.
= Continue =
2026. 6. 27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