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 타이완 주말 밤도깨비 여행
(11) 처음 먹어보는 맛, 고수 넣은 땅콩 아이스크림 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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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의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 중 '땅콩 아이스크림 롤' 이 있습니다.
아이스크림 위에 갈은 땅콩엿가루를 듬뿍 얹어낸 것을 또띠야 같은 느낌의 밀전병에 싸서 먹는 음식인데요,
이 아이스크림이 굉장히 유명해서 많이 사 먹는다는 이야기를 익히 들어왔습니다만, 지난 두 번의 여행에서 한 번도 먹어본 적 없어
이번 여행에 와서야 처음으로 지우펀의 상점가에서 '땅콩 아이스크림 롤' 이라는 것을 맛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땅콩 아이스크림 한 개의 가격은 40NTD(1,600원)
역시 한국인의 방문이 아주 많은 곳이라 아주 친절하게 한국어 안내문이 붙어있습니다.
소소하지만 직접 쓴 한글 글씨에 저렇게 이모티콘 붙어있는 걸 보면 되게 정성들여 썼다는 느낌이 들어 기분이 좋습니다.
매대 앞에 거대한 땅콩엿 한 덩어리가 올라와 있는데요,
저 위의 대패를 이용하여 땅콩엿을 조금씩 긁어 가루를 낸뒤 그 가루를 아이스크림 위에 얹는 방식입니다.
저만한 엿을 전부 가루로 내면 정말 어마어마한 양이 나올 듯. 그대로 들고 내리치면 사람이 죽을 지도 모릅니다(...)
이번에 처음 알게된 건데, 땅콩 아이스크림 안에 고수잎이 들어갔었군요.
별다른 요청을 따로 하지 않으면 고수를 넣고 만들기 때문에, 고수 못 드시는 분은 반드시 빼 달라고 이야기해야 합니다.
예전의 저라면 고수를 못 먹었겠지만, 지금의 저는 완벽하게 극복했기 때문에 듬뿍 넣어달라 요청.
철판 위, 사진과 같이 아주 얇은 밀전병을 깔고 그 위에 땅콩가루를 듬뿍 얹은 뒤 아이스크림 두 스쿱을 올립니다.
아이스크림은 살짝 분홍빛을 띠고 있는 걸 보니 딸기맛 아이스크림인 것 같아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고수잎을 적당량 얹은 뒤 김밥 말듯이 돌돌 말아내면 완성!
부리또 같은 느낌으로 만들어진 비닐에 담긴 아이스크림을 받았습니다.
표면의 밀가루반죽이 아주 얇은데요, 타코 만들때 쓰는 또띠야같은 두꺼운 밀전병과 확실히 달라요.
안에는 차가운 아이스크림이 들어있기 때문에 녹기 전에 재빨리 먹어야 합니다.
그래도 지금은 12월이라 녹는 속도가 비교적 느린 편. 땅콩엿가루가 많이 들어갔음에도 새지 않게 잘 쌌네요.
땅콩 아이스크림 롤이라는게 이런 맛이었구나...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꽤 맛있습니다.
아이스크림은 예상했던대로 기본 딸기 아이스크림 베이스인데, 살짝 젤라또의 느낌으로 쫀득한 식감이 있었고
그 아래 수북하게 들어간 땅콩엿가루의 고소하고 달콤한 맛, 그리고 무엇보다 제일 마음에 들었던 것이
저 고수 잎이였는데, 아이스크림과 고수가 과연 어울릴까? 싶은 의문을 말끔히 날릴 정도로 아주 개운한 뒷맛을 선사했습니다.
고수가 없었다면 그냥 너무 달기만 한 맛이었지도 모르는데, 고수의 향이 맛의 중심을 굉장히 잘 잡아주는 느낌.
와, 이 맛있는 걸 왜 여태껏 맛보지 못했던 거지? 란 후회(?)가 들 정도로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고수를 못 드시는 분들은 빼고 그냥 드셔도 좋습니다. 물론 그냥 먹어도 고소하고 달콤한 맛이 좋은 편입니다만,
고수에 대한 거부감이 크게 없다면, 꼭 고수를 넣은 땅콩 아이스크림 롤을 즐기실 수 있길 바랍니다.
땅콩 아이스크림은 비단 지우펀 뿐 아닌 다른 관광지, 그리고 야시장에서 쉽게 만나볼 수 있는 대중적인 길거리 음식이니만큼
어디서든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땅콩 아이스크림과 함께 꽈배기 같은 느낌의 길쭉한 튀김 빵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만,
이건 과연 무슨 맛일까요, 결국 먹어보진 못하고 나왔습니다.
= Continu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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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3. 2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