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시 신장사거리에서 현대오일뱅크 주유소 가는 길목, 그러니까 이 동네 사람들에겐 '구길' 로 알려진 곳에 위치한
'24시 전주감자탕 & 해장국' 집.
하남시청 근처의 '조마루 뼈다귀' 와 함께 하남시 구시가시 쪽(미사 제외)에서 가장 괜찮은 감자탕집으로 정평이 난 곳.
여튼 꽤 오래 전부터 있었던 가게임에도 불구하고 이제서야 한 번 방문해보게 되었습니다.
감자탕과 함께 양, 선지 등이 들어간 양평식 선지해장국으로도 유명한 곳이지요. 그리고 또 하나 유명한 메뉴가 있지만...
가게 내부는 꽤 넓은 편입니다. 애초에 이런 류의 감자탕집이 좁은 곳을 찾기가 더 힘들듯이...
심지어 여기가 아닌 몇몇 감자탕 전문점은 아예 가족 단위의 손님을 고려하여 어린이놀이방까지 만들어 놓을 정도니까요.
메뉴판을 한 컷.
대표메뉴인 감자탕 이외에도 혼자 온 손님, 혹은 식사 손님들을 위한 뼈해장국과 선지해장국이 메인 메뉴로 있습니다.
그리고 수제돈까스가 함께 판매되고 있는데 여기 돈까스가 의외로 이 동네 사람들에게 꽤 유명하더라고요.
사실 해장국이나 감자탕보다도 돈까스가 더 궁금했는데, 일단 오늘은 돈까스 먹는 날이 아니라 그건 담으로 미루고
김치감자탕 작은 사이즈를 주문했습니다. 먼저 양념장과 물수건이 포함된 기본 식기 준비.
기본찬으로는 쌈장과 풋고추... 인데 저거 청양고추입니다...ㅜㅜ
가위로 잘라먹는 배추김치.
그리고 역시 가위로 썰어먹는 큼직한 섞밖지가 함께 제공됩니다.
김치라든가 깍두기는 딱 감자탕집에 나올 만한 맛이었어요. 특별히 흠 잡을 곳 없는 감자탕과 어울리는 맛입니다.
테이블마다 설치되어 있는 일체형 가스렌지.
김치감자탕(소 - 33,000원) 도착.
국물과 고기는 한 번 끓여서 나왔지만 야채, 버섯 등이 익지 않아 가스불 켜고 한 번 더 팔팔 끓여야 합니다.
깻잎을 살짝 걷어내면 그 안에 큼직한 우거지와 함께 묵은지 한 덩어리가 통째로 들어있어요.
얼마 전 서울 강동구 굽은다리역에 있는 '전주감자탕' 을 가서 묵은지감자탕을 먹은 적이 있었는데, 상호명이 동일해서
같은 체인의 가게인가?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다만 메뉴 구성 등은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서울 강동구 굽은다리역 전주감자탕 : https://ryunan9903.tistory.com/2074)
팔팔 끓어오르기 시작하면 가위로 우거지, 그리고 묵은지를 적당히 먹기 좋게 잘라줍니다.
그리고 국자로 국물을 떠서 뼈 위에 여러 번 뿌려주면서 뼈도 따끈따끈하게 데워주고요.
살코기 붙은 큼직한 뼈와 함께 국물, 그리고 묵은지와 우거지를 함께 앞접시에 담아 맛있게 먹으면 됩니다.
뼈에 살코기도 낭낭하게 붙어있고 적당히 얼큰하고 기름진 맛이 아주 잘 만든 감자탕의 표본.
굽은다리의 묵은지감자탕에 비해 묵은지의 쿰쿰하고 새콤한 맛은 상대적으로 덜한 편이긴 합니다만 이 쪽은
묵은지의 새콤함, 그리고 기존 우거지감자탕의 기름지고 얼큰한 맛을 어느 정도 혼합해놓은 듯한 맛을 느낄 수 있었어요.
걍 묵은지감자탕 처음 먹는 사람도 거부감 없이 쉽게 먹을 수 있도록 입문 장벽이 상당히 낮은 편입니다. 맛있네요~!
고기 한 덩어리 건져먹은 뒤 바로 라면사리도 추가로 넣었습니다.
적당히 꼬들꼬들하게 익힌 면과 잘게 찢은 살코기, 그리고 묵은지와 우거지의 환상적인 조합.
감자탕 먹을 때도 여러 사리를 추가한다고는 하지만 저는 라면사리를 능가할 만한 게 뭐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뭐 감자라든가 당면, 수제비, 만두 등 여러 가지 있겠습니다만 라면사리만큼 국물이 잘 배어드는 게 없을거라 보거든요.
진짜 감자탕 먹을 때 라면사리 꼭 추가하세요... 이 진국이 그대로 배어든 면은 고기 이상으로 진짜 훌륭합니다.
면 건져먹은 뒤 고기와 야채도 부지런히...
감자도 곳곳에 들어있어 몽글몽글하게 씹히는 맛이 좋습니다.
큼직한 감자는 아니지만 아쉽지 않을 정도로 들어있어요.
뼈를 발라낸 살코기도 열심히 집어먹고...
국물과 고기가 어느 정도 남았을 때 이렇게 대접에 남은 국물과 고기 건더기를 옮겨담고...
냄비 위에 각종 야채와 밥을 넣고 마무리 볶음밥을 만듭니다.
볶음밥은 바닥에 살짝 눌어붙을 정도로 비빈 뒤 마무리로 엄청난 양의 참깨를 듬뿍 뿌리는 방식으로 마무리했더군요.
우거지와 묵은지, 그리고 감자탕 국물이 잘 배어들어 맛이 없을 리 없습니다.
살짝 다른 가게의 볶음밥에 비해 국물이 자작해서 조금 질은 듯한 느낌이 있긴 합니다만 크게 문제될 건 아닌 정도.
따로 옮겨담은 국물에 있는 고기 건더기를 올려 이렇게 먹으면 훨씬 더 맛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감자탕에 라면사리 추가하고 마무리 볶음밥까지, 굉장히 맛있게 먹을 수 있었던 하남 전주감자탕의 '김치 감자탕'
감자탕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아주 모범적으로 잘 만든 감자탕의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둘 이상 가면 이렇게 감자탕을 먹는 게 좋지만 혼자 갔을 때 시킬 수 있는 뼈해장국이나 선지해장국 단품도
상당한 맛을 자랑할 것 같은데 기회가 되면 다음에 혼자 가서 단품 식사로 나오는 해장국도 먹어봐야 할 것 같아요.
하남시 구시가지에서 시청 근처의 조마루뼈다귀와 함께 맛있는 감자탕을 먹을 수 있는 가게입니다.
지금은 24시간 영업을 하고 있으니 어느 시간대에 방문하든 따뜻하고 푸짐한 감자탕과 해장국을 언제든 즐길 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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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로 여기 돈까스가 워낙 맛있다는 이야기를 들어 이후에 돈까스 먹으러 한 번 더 방문했습니다...ㅋㅋ
이 사진은 감자탕 먹은 날 함께 먹은 게 아닌 이후 다시 한 번 방문해서 먹은 돈까스에요. 가격은 10,000원.
보통 큰 감자탕집 같은 곳 가면 어린아이들과 함께 오는 가족 손님들 배려해서
돈까스 같은 어린이메뉴를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도 아마 그런 목적으로 돈까스를 만든 게 아닐까 싶습니다.
다만 그 돈까스가 메인인 감자탕, 해장국 못지않게 유명해져서 사이드임에도 불구하고 거의 메인급으로 인기가 있다하여
대체 어떤 맛일지 궁금했거든요. 돈까스는 큰 접시에 세 덩어리, 그리고 밥과 단무지, 양배추샐러드가 함께 담겨나옵니다.
그리고 돈까스 위에 소스를 직접 뿌려 내어오는 경양식 스타일의 돈까스고요.
재미있는 건 보통 돈까스집에서 수프, 혹은 된장국이 나오는 것과 달리 여긴 뼈해장국 국물(...)이 나옵니다.
저도 처음엔 그냥 된장국이겠거니 했는데 한 모금 마셔보니 이거 뼈해장국이잖아ㅋㅋ
돈까스 먹는 데 뼈해장국 국물이라니, 이건 이거대로 신선하면서 또... 괜찮네요. 당연하겠지만 국물 리필 가능합니다.
그리고 국물이 뼈해장국 나갈 때 쓰는 국물을 그대로 내어줘서 그런지 진짜 팔팔 끓는 뜨거운 상태로 제공되고요.
돈까스는 이야기 들었던 것만큼 아주 훌륭했습니다.
감자탕집의 사이드로 준비한 메뉴임에도 불구하고 단품 돈까스 전문점으로 나가도 손색없을 정도로 훌륭했어요.
적당히 진하면서 달짝지근한 소스는 경양식 스타일의 맛에 아주 충실했고 경양식 치고 꽤 두터운 고기의 두께,
그리고 딱딱하지 않고 꽤 부드럽게 씹히는 식감까지 '이게 감자탕집 곁들이메뉴라고?' 란 의아함이 들 만한 퀄리티였지요.
여기는 감자탕도 잘 하지만 돈까스 맛집 맞네요.
하남시 구시가지에서 경양식 돈까스 맛있는 거 먹고 싶다면 전주감자탕 와서 돈까스 먹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것 같아요.
다음에 또 방문하게 되면 그 땐 돈까스와 함께 양평해장국, 혹은 뼈해장국 먹어본 뒤 한 번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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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주감자탕 하남점 찾아가는 길 : 신장사거리에서 덕보교 방향으로 직진, 하남축협 바로 옆건물에 위치
2023. 3. 23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