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5 중국 산동성 칭다오(青岛)
(39) 중국 현대사의 분기점 5.4운동(五四运动)의 시발점 칭다오, 역사를 기념하는 우쓰광창(五四广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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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빵한 배를 부여잡고 살짝 얼큰하게 취한 상태로 '칭다오 미식야교(青岛美食夜校)' 를 나왔다.
일단 큰길 쪽으로 나왔는데, 다음 목적지인 5.4광장으로 이동하기 위해 버스정류장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호텔이 있는 칭다오 구시가지에선 크게 느끼지 못했던 부분인데, 신시가지 쪽으로 나오니 느껴지는 게 하나 있었다.
'거리 분위기가 대한민국 시가지와 비슷하다' 라는 것.
완전히 같다고는 할 수 없지만, 길거리 보도블럭이라든가 가로수 심은 모습, 차도 분위기가 대한민국 거리와 꽤 많이 닮았다는
기시감이 은근히 느껴지더라. 건물 모습까지 놓고 보면 약간의 다른 점이 있지만 그 외의 부분에서 꽤 닮아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아무래도 이쪽 신도심 쪽이 조성된 지 비교적 오래된 게 아니라 어느 정도 도심을 조성할 때 참고한 부분이 있었던 걸까?

버스정류장 쪽으로 걸어나왔는데, 거리에 놀라울 정도로 사람이 너무 없어 제대로 찾은 게 맞나? 하는 생각이 살짝 들었다.
좀 전의 미식야교의 엄청난 인파가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살짝 벗어나기만 해도 거리 분위기가 이렇게 확 바뀌던데
뭐 일단 지도 앱으론 여기서 버스 타고 이동해야 한다고 하니까 중국 지도 앱을 믿어봐야겠지.

버스정류장에 설치된 노선도.
노선번호와 첫, 막차, 그리고 정차 정류장 적혀있는 모습은 대한민국 시내버스 정류장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우리가 탈 차는 31번 버스.

다행히 버스는 금방 도착해서 바로 탈 수 있었음.
이 버스도 요금은 1위안(약 200원).
칭다오는 택시요금이 매우 저렴하기 때문에 택시를 타고 이동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되지만, 버스를 타면 거의 공짜 수준의 가격에
이동이 가능하니 버스를 잘 이용해보는 것도 좋다. 전용 지도 애플리케이션에서 버스 승차위치, 노선번호, 도착예정 시각 등을
거의 구글지도 수준으로 자세하게 알려주기 때문에 언어 장벽만 넘을 수 있다면 정말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음.
만약 그게 잘 안 된다면 그냥 맘 편히 택시 타는 게 제일 좋긴 하다만.

31번 버스를 타고 5.4광장에서 가장 가까운 정류장에 내렸다.
5.4광장 바로 앞에 내려준 건 아니고, 여기서 대충 10분 약간 안 되게 걸어가야 5.4 광장이 나온다.

여기가 신시가지의 중심 지역인 듯, 큰길 옆으로 엄청 높은 고층빌딩이 밀집한 구역이 나오는데...

고층건물마다 굉장히 화려한 LED 조명이 빛을 밝히고 있었음.
아, 이게 5.4광장에서 바라볼 수 있는 고층 빌딩의 네온사인이구나 하고 바로 직감할 수 있었다.
그럼 이 풍경을 5.4광장에서 볼 수 있단 말이지? 일단 빨리 광장으로 가 봐야겠다.

광장 가는 길에 발견한 공원의 선전문구.
무슨 말일까 궁금해서 한 번 번역기를 돌려보았다.
高举习近平新时代中国特色社会主义思想伟大旗帜
为实现中华民族伟大复兴的中国梦不懈奋斗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의 위대한 기치를 높이 들고,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몽을 실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분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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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이거 완전(...)
아, 나 잠깐 잊고 있었지. 여기는 타이완이 아니라 사회주의 국가고 일당독재 체제로 외부에서 비판받는 국가라는 거...;;
꽤 다수의 사회주의 국가가 이런 선전문구를 거리에서 볼 수 있는 것 같다. 예전 베트남 여행 때도 그렇고 중국 본토도 그렇고.
이런 거 제일 많이 보이는 곳이 북한... 이긴 하지만, 거긴 사회주의 국가라고도 말할 수 없는 곳이니 예외로 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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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공원 따라 좀 걸어가다보니 빨간 장식의 거대 조형물 등장!
아, 내가 제대로 찾아왔구나 라는 걸 바로 직감할 수 있었음.

'우쓰광창(五四广场 - 5,4광장)'
칭다오 신시가지의 랜드마크인 이 곳은 3.1운동의 중국 버전이라고 하는 민중운동인 '5.4운동' 을 기념하기 위해 조성된 곳.
지금으로부터 약 100여 년 전, 중국이 중화민국이던 시절, 반제국주의 민족운동으로 시작된 이 운동이 시작된 곳이 칭다오였는데
이렇게 그 운동을 기념하여 현재의 칭다오 신시가지엔 랜드마크가 되는 조형물과 함께 넓게 광장이 조성되어 있어
지금은 현지인들을 위한 공원, 그리고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랜드마크로 완전히 자리잡게 되었다고 한다.

광장 중앙에 자리잡은 빨간 조형물의 이름은 '오월의 바람'
높이 30m에 무게가 700톤에 이르는 거대한 조형물로 어두운 밤에 홀로 붉은 빛을 밝게 밝히고 있다.
그리고 이 광장을 중심으로 주변에 빌딩 숲이 펼쳐져있는데, 이 고층 건물들은 오월의 바람 조형물을 중심으로 LED처리가 되어
밤에 되면 건물에서 뿜어나오는 화려한 라이트 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마치 하나의 스크린으로 이어진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화려한 LED 라이트 쇼...
그런 건 없다.
이 라이트쇼는 10시까지만 하고 그 뒤엔 불이 다 꺼진다고 함. 우리가 여기 도착한 시각은 저녁 10시 이후(...)
아까 전 버스에서 내릴 때 잠깐 버스정류장에서 빌딩이 불 밝힌 걸 볼 수 있었는데, 그 때가 밤 10시 되기 직전이었고
그래서 불 꺼지기 전, 버스정류장에서나 레이저쇼를 아주 잠깐 볼 수 있었던 게 전부였음.

제 시각에 맞춰 제대로 찾아오면 조형물을 중심으로 이런 레이저 쇼를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이걸 날렸어...ㅜㅜ

뭐 날린 건 날린거고, 그래도 랜드마크인 '오월의 바람' 은 봤으니 그걸로 얼추 만족.
랜드마크 조형물 중심으로 바닷가 공원이 펼쳐진 거리는 어떤 분위기일까 주변을 한 번 둘러보기로 했다.

원래는 저 조형물 뒤로 빌딩들의 LED 레이저쇼가 펼쳐져 있어야 한단 말이지...
다른 칭다오 오는 여행객들은 이 곳 찾아올 때 꼭 밤 10시 이전에 찾아오길 바란다. 나처럼 한 발 늦지 않길 바래요.

바닷가 너머로 뭔가 야시장처럼 엄청 밝은 빛을 내는 상점가가 쭉 이어져있는 게 보이는데, 저기로 한 번 가볼까?

야시장은 아니었고 기념품 상점이 바닷가를 중심으로 쭉 이어져 있는 모습이었다.
야시장처럼 사람이 아주 많은 건 아니었고 산책하는 관광객, 시민들이 적당히 섞여 있어 북적거리면서도 여유있는 분위기.

주로 마그넷이라든가 가벼운 악세사리, 가방 같은 기념품 위주였는데, 여기서도 마그넷 몇 개를 구매함.
적어도 칭다오 여행 하면서 마그넷(자석) 구매하기 어렵다는 느낌은 전혀 받지 못했다. 어디를 가나 마그넷은 빠지지 않고 있더라.

상점가의 갈매기(?) 조형물. 여기는 칭다오일까 아니면 부산 광안리일까.

칭다오의 바닷가를 배경으로 한 포토 존.

가볍게 둘러본 상점가를 떠나 다시 5월의 바람 조형물이 설치된 곳으로 되돌아간다.
오늘의 여행 일정은 여기가 마지막, 이제 호텔로 돌아가는 것만 남았는데, 여기는 그래도 지하철 2,3호선 '우쓰광창' 역이 있어서
3호선을 타고 여섯 정거장만 이동하면 칭다오역으로 쉽게 되돌아가는 것이 가능하다.

그런데 역까지는 광장에서 좀 걸어가야 해서, 광장에서 좀 더 가까운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기로 했다.
26번 버스가 칭다오역보다 더 가깝게 호텔 근처의 정류장에 내려주던데, 마침 곧 도착하는 게 막차라고 해서 이걸 기다리기로 함.
버스정류장 이름도 지하철역과 동일한 '우쓰광창(五四广场)'

버스 탑승.
막차 시간대라 그런지 버스 안에 승객도 거의 없었고 차내 조명도 절반 정도만 켜 놓아 좀 어둑어둑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밤이라 뻥 뚫린 시내길 달리는 버스는 퇴근본능이라도 생긴 마냥 상당히 빠른 속도로 시원시원하게 질주했음.
역시 호텔 돌아가는 건 버스 타는 게 정답이었던 것 같다.

경기도 G버스처럼 뒷문 앞 좌석에 이렇게 모니터가 설치되어 있어 현 정류장 위치도 함께 표시해주고 있음.
한글은 고사하고 영어 표기도 없긴 하지만, 대충 내려야 할 정류장의 한자 표기만 알고 있으면 현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대한민국 버스와 비슷하게 내릴 곳 안내를 바로바로 해 주기 때문에 여기서 표시하는 정보는 정확했다.

호텔에서 가장 가까운 버스정류장에 하차.
오늘의 마지막 버스기도 한 이 차는 이제 종점으로 간 뒤 오늘의 모든 운행을 다 끝낸다.

버스정류장 근처의 어떤 자판기.
자판기 천국 일본과 다르게 칭다오에서는 의외로 자판기를 쉽게 찾아볼 수 없는데, 여기서 자판기 존재를 처음 보게 된 듯.
아주 자연스럽게 QR코드를 이용한 결제 방법이 나와있다.

아직도 꺼지지 않은 배를 두들기면서 호텔로 귀환하며 칭다오에서의 2일차 끝.
우리 여기서 관광도 나름대로 하긴 했지만, 어째 뭐랄까... 평소 여행 때보다 몇 배는 더 페이스 올려 먹고다니기만 한 것 같다.
어제도 엄청나긴 했는데, 오늘 하루도 돌아다니면서 했던 것 되돌아보면 여행의 7할은 먹는 데 써버렸던 것 같아...
이런 여행, 진짜 괜찮은 걸까? 하는 의문이 있지만, 뭐 일단 우리 둘 다 굉장히 행복한 상태긴 하니 어떻게든 된 것 아닐까?
아마 내일도 이와 비슷한 일정이 이어지겠지... 다만 우리가 행복한 것과 별개로 여러분들은 우리처럼 여행하지 마라.
= Continue =
2025. 10. 6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