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의 첫 여행, 1박 2일의 짧은 나홀로 부산
(16) 우리가 사랑하는 튀소, 그리고 꼭 먹어야 하는 45주년 기념 '말차튀소'(성심당 대전역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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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여행객들로 붐비는 대전의 관문, 대전역.
이 대전역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밀집되어 있는 가게가 있다. 뭐 그 가게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다들 알 것이다.
'성심당 대전역점'
역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성심당 쪽으로 내려갔는데, 평일 낮인데도 가게 들어가려는 줄이 이렇게 늘어서있었음(...)
성심당 대전역점 출입구는 두 곳이 있는데, 이렇게 긴 줄이 늘어서있는 쪽은 튀김소보로 구매하는 줄이다.
튀김소보로 사기 위한 게 아닌 일반 빵 사는 거라면 여기서 줄 서지 않고 바로 들어가도 된다고 알고 있음.
물론 들어가도 된다는 게 줄만 서지 않는다 뿐이지 안에서 여유있게 고르는거라곤 안 했지만... 내부는 거의 전쟁터나 다름없음.

이 곳에서 구매할 수 있는 건 튀김소보로와 부추빵 시리즈, 그리고 보문산 메아리와 파이만쥬 등
선물용으로 사기 좋은 빵 위주. 각 빵마다 번호가 있어 주문할 때 '몇 번 몇 번 주세요' 하면 직원이 바로 챙겨준다.

아예 입구에 이렇게 '튀김소보로, 부추빵 구매줄' 이라 써 있음.
이 말은 튀김소보로와 부추빵은 무조건 줄을 서야만 살 수 있다는 것이다. 보문산메아리는 그냥 사도 되는건지 잘 모르겠네.

2011년에 미쉐린 가이드에 선정되었다는 현판은 대전역점 출입구에도 걸려있다.

대전역점은 타 지점에 비해 규모가 협소하지만 그래도 바깥 쇼윈도에 이렇게 전시품들 진열되어 있는 공간은 있었음.
아마 1956년 오픈 당시 초창기의 성심당 모습을 재현한 공간 같았다.

성심당의 창업주가 한국전쟁 당시 흥남철수로 피난을 내려와 거제 지역에 거주하다 서울로 올라가던 도중,
대전에서 열차가 고장나는 바람에 얼떨결에 정착하여 성당에서 받은 밀가루 두 포대를 밑천삼아 성심당을 차렸다는 이야기는
이제는 너무나도 유명한 이야기다. 그래서 성심당의 탄생을 '밀가루 두 포대의 기적' 이라고 한다.

성심당의 최애빵 중 하나인 '보문산 메아리'
이건 블로그를 통해서도 여러 번 극찬했는데 진짜 싫어하는 사람은 본 적이 없음.
튀김소보로나 부추빵은 명성에 비해 맛이 그렇게 대단하지 않다며 싫어하는 사람은 봤어도 이거 맛없다 하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

성심당의 연혁이 깨알같이 적힌 액자가 출입문 쪽에 걸려있고...

성심당에서 45년동안 팔았던 튀김소보로에 들어간 재료의 양이 이 정도나 된다고 한다.
분량을 이야기하며 거기에 비유를 한 것들이 전부 대전의 교통수단, 건물 등인 것이 깨알같은 재미.

한 15분 정도 줄 섰나? 인파에 비해 생각보다 줄 빠지는 속도가 빨라 꽤 빠르게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음.
안으로 들어가면 이렇게 산더미처럼 쌓인 보문산 메아리와 함께 그 뒤로 튀김소보로 시리즈가 잔뜩 놓여있는 걸 볼 수 있다.
그리고 튀김소보로, 보문산메아리 전용 계산대가 따로 존재함.

부추빵을 이렇게 한가득 구웠지만, 이 정도 양이면 진짜 순식간에 다 팔리겠지...

보문산 메아리와 순수마들렌.

그리고 내가 이번에 노리는 빵은 튀김소보로 출시 25주년으로 나왔다는 새로운 튀소 시리즈인 '말차튀소'
사실 일반 튀김소보로나 보문산메아리 같은 빵은 여러 번 먹어봤어도, 이건 이번에 처음 접해보는 거라 꼭 한 번 맛보고 싶었다.

줄만 서지 않았다 뿐이지, 일반 빵 진열되어 있는 매대는... 그냥 전쟁터.
성심당 본점도 마찬가지지만 성심당에는 무슨 빵을 먹을까 고민하면 안 된다. 그냥 눈에 보이는 대로, 닥치는 대로 집어야 함.
그 이유는... 가서 직접 골라보면 알 것이다. 성심당에서 빵을 집는다는 건 가벼운 고민거리가 아닌 전투라는 걸...;;
누군가 그런 얘기를 했음.
성심당 대전역점은 성심당 본점이나 다른 지점 갔다가 돌아갈 때 먹었던 빵을 복기해보고 빠뜨렸거나 다시 사고 싶은 빵을
마지막으로 구매할 기회를 제공해주는 공간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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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여기서 집에 가져갈 빵을 좀 사고, 말차튀소는 따로 포장하여 올라가는 길에 먹기로 했다.
시간 순서가 좀 바뀌긴 했는데 집으로 가는 고속버스 안에서 말차튀소를 꺼냄.

녹색 포장지에 담겨 있는 '말차튀소' - 가격은 3,000원.
부드러움과 쌉싸름함을 담은 말차크림에 달콤한 통팥의 조합으로 탄생한 '45주년 기념빵' 이라고 한다.

익숙한 튀김소보로 위에 말차가루가 엄청 뿌려져있는데, 이거 가루 날리는 것 때문에 엄청 조심조심 먹어야 할 것 같음.
버스에서 꺼내고도 가루 날려서 주변에 엄청 지저분해지지 않을까, 좀 걱정하면서 조심조심 먹어야 했다.
하지만 빵에서 나는 쌉싸름만 말차향, 튀김의 고소한 향은 안 먹고 참는 게 불가능할 정도... (먹고 나서 깔끔하게 정리했습니다)

말차가루가 듬뿍 뿌려진 빵을 베어물면 윗부분은 바삭! 하는 크런치만 튀김옷의 질감이 느껴지고 그 안의 빵은
갓 튀긴 꽈배기빵 등에서 느껴지는 살짝 기름지고 폭신한 식감이 전해지는데, 그 안에 단팥과 함께 말차크림이 가득 들어있다.
말차크림이 신기할 정도로 전혀 느끼하지 않고 쌉싸름한 풍미와 함께 입 안에서 되게 부드럽게 퍼지는데
이게 크림만 있는 게 아니라 단팥까지 더해지니 진짜 사람 홀리는 마귀같은 맛이더라. 어떻게 크림이 이렇게 맛있을 수 있지?

게다가 크림과 단팥의 양도 아쉽지 않을 정도로 알차게 때려넣었음.
씹을수록 빵을 쥔 손 때문에 위아래 부분이 눌리면서 안에 들어있는 크림이 바깥으로 비집고 나오는데, 크림 양이 엄청났다.
더 좋았던 건 크림층이 이렇게 두꺼운데도 느끼하거나 혹은 기름진 맛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는 것.
이거 놀랄 정도로 취향이었음. 원래 말차를 좋아하는 편이고 말차와 단팥 궁합도 극호인 쪽이라 당연 취향에 맞을거라 생각했는데
이 정도로 취향 저격일 줄은 몰랐다. 말차 관련 디저트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꼭 먹어보라 권하고 싶을 정도.
무엇보다 이렇게 말차크림 가득 때려넣은 빵이 3,000원이라니, 분명 찾아보면 이거보다 맛있는 말차크림빵은 얼마든지 있겠지만
이 가격에 이 정도 크림을 가득 채워넣은 말차크림빵은 어디서도 찾지 못할 거라 생각한다. 정말 성심당이니까 가능한 거야.

그와 별개로 집에 선물로 사 갖고 온 튀김소보로.
튀김소보로 포장 박스가 새로 바뀌었는데, '튀소삼총사' 라는 마스코트를 넣어서 되게 귀엽게 바뀌었음.

각각 이름은 쪼꼬, 꾸마, 튀소라고 한다.
튀소는 최고 인기빵인 튀김소보로, 꾸마는 고구마 앙금을 넣은 튀소구마, 그리고 쪼꼬는 초콜릿이 코팅된 완성형 초코튀소.

박스 반대쪽에 인쇄되어 있는 튀소 2행시와 튀김소보로 5행시.

내가 사 온 건 튀소구마 3개, 튀김소보로 3개 세트인데, 이 세트 가격이 1만원.
튀소구마, 튀김소보로 낱개는 1,700원, 6개 구매시 정가 10,200원인데, 박스로 구매하면 200원 할인되어 단돈 만원에 구매 가능.
원래 튀김소보로가 1,500원이던 시절엔 6개 구매시 9,000원에 박스값 1,000원을 더해 10,000원에 판매했는데
튀김소보로 낱개 가격이 200원 올라도 이 박스 구성은 가격을 올리지 않아 가격 인상 전과 동일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그냥 계산 편하게 하려는 이유일 수도 있지만, 원래도 비싸지 않은 빵을 가격 안 올리고 유지시키는 것도 나름 대인배적인 부분.

보문산 메아리도 빼놓을 수 없는 성심당 필수 구매템.
이건 그냥 먹는 것보다 전자렌지에 살짝 데워 따끈따끈한 상태로 먹어야 최고로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이번엔 대전에서의 체류 시간이 길지 않아 은행동 본점은 가지 않고 대전역점만 잠깐 들리긴 했지만
그 궁금했던 말차튀소를 먹어볼 수 있었던 것 만으로도 무리해서라도 방문한 가치가 충분히 있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뭐 성심당은... 내가 굳이 좋은 빵집이라 이야기하지 않아도 이미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빵집이라
굳이 가서 먹어보라 권하지 않아도 알아서 다들 잘 가겠지.
= Continu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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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심당 대전역점 찾아가는 길 : 대전광역시 동구 중앙로 215 대전역사 2F(정동 1-1), 대전역 4번 출구쪽 에스컬레이터 옆 계단
https://www.sungsimdang.co.kr/
성심당
1956년, 대전역 앞 작은 찐빵집에서 시작된 성심당. 대전의 문화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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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3. 6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