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반도의 또 다른 시작점을 만나고 온 2박3일 중국 다롄(大连)여행
(12) 한국전쟁 그 후 약 70여 년, 다시 이어지지 않을 '압록강 단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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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록강 철교는 현재 두 개의 다리가 남아있다.
하나는 북한과 연결되어 지금도 차량, 그리고 철도가 오가는 '신 압록강 철교'
그리고 다른 하나는 한국전쟁 당시 미군에 의해 폭파되어 복귀되지 않고 끊어진 상태 그대로 유지되어 있는 '압록강 단교'
중국 쪽에 남아있는 압록강 단교는 현재 복구하지 않고 그 자체를 관광상품화하여 도보를 통해 들어갈 수 있는데
그냥 들어갈 수 있는 건 아니고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야 한다.

압록강 단교 매표소. 여기서 표를 구매한 뒤 오른쯕 통로를 통해 들어가야 한다.

단교 입장료는 30위안.

오른편 입구에 서 있는 선글라스 낀 아저씨에게 표를 낸 뒤 안으로 들어가면 된다.

표를 내고 바로 다리로 올라가게 동선이 만들어지지 않고 실내 건물을 통해 올라가게끔 동선이 만들어져 있는데
여기도 국방색 얼룩무늬의 방풍 커튼이 만들어져 있었음. 그리고 이 쪽엔 작게 한글로 '입구', '검표소' 라는 글씨가 있다.

건물 안에 개찰구로 보이는 기기가 있긴 한데 운영은 따로 하고있지 않은 것 같았다.
굳이 여기로 들어갈 필요가 있나? 싶은 느낌.

'도덕모범·주변의 선한 인물 선진 사적 특별 전시(道德模范 身边好人先进事迹专题展览)' 라는 홍보 선전물이 붙어있음.
예전 칭다오 지하철역에서도 본 것 같은데, 중국은 이런 식의 모범적인 사람들을 홍보하는 전시...? 같은 게 꽤 많다.

굳이 건물 안으로 왜 들어왔지? 싶은 통로를 지나 다시 방풍커튼을 열고 밖으로 나간다.

단교로 이어지는 2층 계단을 따라 올라가야 함. 오른쪽은 화장실.

바로 머리 위에 보이는 다리가 좀 이따 올라갈 압록강 단교, 그리고 그 뒤가 현재 신의주와 이어진 압록강 철교.
오른쪽의 노란 화살표 모양의 동선은 관람 마치고 나가는 출구 방향이다. 입구와 출구가 서로 분리되어 있음.

왜 굳이 이 건물을 통과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동선이 이렇게 만들어져 있으니
단교 위로 올라가기 위해선 저 국방색 얼룩무늬의 건물을 통해야만 했다. 뭔가 국방색으로 되어있어 살짝 느낌이 이상하긴 하다.

여기도 선전구호 같은 게 붙어있음.

단둥 쪽 단교 입구에 설치되어 있는 탑.
가운데 문구가 쓰여 있는 동판이 있는데 1928년 여름, 일본이 지은 탑이라고 한다.
높이는 11미터, 직경 6미터, 그리고 5층으로 이루어진 탑은 현재 서쪽으로 약 8도 정도 기울어져 있으며
일본 제국이 당시의 중국을 약탈하고 침략했다... 고 하는 역사적 증거라는 문구가 써 있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대공포 하나가 전시되어 있는 걸 볼 수 있는데...

이 대공포의 정체는 한국전쟁 당시 사용되었던 소련 설계 기반의 37mm 대공포(고사포)라고 한다.
한국전쟁 때 미 공군 폭격기로부터 압록강 철교를 방어하기 위해 중국인민해방군 대공포 부대가 설치하여 교전했던 곳이라고 함.
대한민국 국민 입장에서는 조금 불편하게 보일 수밖에 없는게, 한국전쟁 당시 중국은 북한을 도와 우리를 공격하는 쪽이라
우리의 적이었고, 중국 입장에서도 대한민국, 그리고 미국을 적으로 규정하여 전쟁에 대한 역사를 기술했기 때문에
아무래도 이런 걸 보는 입장이 그렇게 썩 편할 순 없다.

안전을 위해 올라가지 말라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그리고 여기서 반계단을 더 올라가면 압록강 단교의 입구가 나오는데, 생각보다 관광차 오는 사람들이 꽤 많았음.
이 관광객 중에는 중국인의 비중이 상당히 높다. 오히려 한국인은 보지 못함.

다리 입구에 어쩐지 선전물처럼 보이는 동상이 세워져 있었다.

뭔가... 뭔가... 대한민국 국민 입장으로서 우리에게 우호적인 선전 동상은 아닌 것 같은데... 뭔가 위협적인데;;

동상의 공격적인 모습과는 달리 그 아래 문구는 또 '평화를 위해' 라는 조금 역설적인 문구가 담겨 있고...

조각상 이름은 '평화를 위하여(为了和平)'
1950년 10월 9일, 펑더화이 사령원이 중국인민지원군을 이끌고 압록강을 건넌 실제 역사와 실존인물을 바탕으로 조각된 것.
통수권자, 지도자, 영웅, 모범인물 등 총 26명으로 구성된 이 조각상은 최초로 강을 건넌 26만명의 지원군을 대표한다고 한다.
...그러니까 인천상륙작전 이후 북진통일로 이기고 통일한국을 만들 수 있었던 전쟁을 이 놈들 때문에...ㅡㅡ

압록강 단교의 각종 선전물들은 아무래도 중국의 관점에서 쓰여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대한민국 사람이 보기엔 불편한, 조금 노골적으로 말하면 피꺼솟할만한 장면들이 많다. 그럴 수밖에 없다.
이들에게 한국전쟁은 미국에 대항하여 결투한 항미원조전쟁의 관점일 수밖에 없으니까.

끊어진 압록강 단교의 입구.
한때 철도가 아니는 철교였겠지만 지금은 모든 게 다 철거되고 도보로만 이동 가능한 단교로 바뀌었다.

단교의 현판.

폭은 상당히 좁은 편이라 차량 한 대만 겨우 지나다닐 수 있을 정도.
하지만 실제 차량 통행은 이루어지지 않고(애초에 연결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딱히 차량이 갈 이유도 없음)
자유롭게 도보로 오가며 옛날 압록강 철교의 모습을 좀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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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교를 걷는 길.

뜬금없이 경복궁에 있던 과거 조선총독부의 건물이 보여 찍어보았음.
이렇게 철교 곳곳에 압록강 철교의 역사, 그리고 한국전쟁에 대한 기록이 남겨져 있음. 물론 철저히 중국의 관점으로 해석된 기록.

단교 위에서 내려다 본 단둥 강변 산책로의 풍경은 이렇다.
시간이 지나 점심때가 되다보니 사람들이 꽤 많아져 거리는 나름 북적이는 분위기.
그리고 저 앞의 선착장이 좀 전에 압록강 유람선을 탔던 그 선착장이다.

꽤 사람도 많고 오가는 차량도 많음.
막연히 머릿속으로 생각했던 국경도시 단둥의 살벌할 것 같다는 분위기와 달리 실제 이 곳의 거리 분위기는 꽤 좋은 편이다.
치안 문제가 있지 않겠냐 싶지만, 의외로 국경지대라 공안이 더 많기 때문에 아이러니하게 치안은 오히려 더 좋다고 함.

단교를 따라 신의주 방면으로 계속 걸어간다.

우리는 이 다리가 끝까지 연결되어 있지 않고 도중에 끊겨 있는 걸 알지만, 그걸 알면서도 어떻게든 좀 더 가까이에서
북한, 허락되지 않은, 허락되어서도 안 될 미지의 영토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땅을 보기 위해 계속 걸어가고 있다.

바로 옆에 붙어있는 압록강 철교.

이 다리는 신의주까지 연결되어 북한 땅으로 들어갈 수 있지만, 일반적인 관광객들은 절대 들어갈 수 없다.
차량, 그리고 철도가 동시에 부설되어 있는 교량이라 북한에서 철도를 타고 중국으로 들어갈 땐 반드시 거쳐야 하는 다리.
과거 김정일이 평양에서 철도 타고 중국을 갈 때 이 다리를 건넜을 것이다.

근데 다리 자체가 뭔가 좀 부실해보이는데, 교각도 그렇게 크지 않고... 안전 문제에서 괜찮은 걸까 하는 의문도 조금 있음.
찾아보니 여기서 다소 떨어진 곳에 '신 압록강 대교' 라고 하는 북한과 단둥을 잇는 또 하나의 다리가 있다고 한다.
현재 다리는 완공된 상태인데 북한에서 허가를 내어주지 않아 개통은 하지 못한 상태라고 함.
그래서 현재 기준으로 북한의 신의주, 그리고 중국 단둥을 잇는 다리는 이 압록강 철교가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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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전 차량 여러 대가 단둥 방면으로 지나가는 걸 보긴 했지만, 지금 이 시각대엔 어떠한 차량 또는 철도운행도 없었다.

다리 중간중간에 이렇게 바닥이 뚫려 있는 구역이 있는데, 당연하겠지만 난간과 경고문구가 붙어있음.

이 아래로 압록강의 물이 그대로 보인다.
뭐 일부러 뛰어들지 않는 이상 떨어질 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물건 같은 거 떨어지지 않게 조심조심.

단교가 끊어진 부분은 이보다 좀 더 가야 하지만, 관광객이 갈 수 있는 한계점은 여기까지.
끝나는 지역에 대형 전광판으로 영상물이 나오고 있었는데, 한국전쟁 당시 중공군의 기록을 영상물로 남긴 것 같았다.
내용을 알아들을 순 없지만 영상을 보는 것만으로도 어쩐지 어떤 내용이라는 걸 알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

단교의 끝.

이 뒤로 조금 더 진출하는 게 가능하긴 했지만, 어째서인지 더 들어가는 걸 막아놓았고 더 이상 나가는 건 불가능.

단교 끝나는 지점에서 바라본 단둥 시내의 풍경.

그리고 맞은편 신의주는 정말 눈앞 가까이 있어 조금만 걸어가도 금방 다다를 것 같지만 절대 들어갈 수 없다.
우리가 봐도 이렇게 답답한데, 정작 저기 거주하는 북한 사람들은 눈 앞의 화려한 중국 단둥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들까 싶었음.
그나마 두만강이나 압록강 상류 쪽은 강폭이 좁아 몰래 탈북하는 게 가능하다손쳐도 이 넓은 강가를 헤엄쳐 건너긴 불가능할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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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민에게 허락되지 않은 미지의 땅, 신의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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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곳을 보기 위해 온 중국인들, 이들의 생각도 대한민국과 크게 다를 바 없어보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 사람들은 단체관광 같은 방법으로 북한에 들어갈 수는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묘한 감정을 뒤로 한 채 다시 되돌아가기로 했다.
뭐 언젠간 바로 옆에 있는 연결되어 있는 다리를 통해 대한민국 사람들도 북쪽 땅에 들어가는 게 가능해지겠지... 라는 희망과 함께.
그게 내가 살아있을 때 이루어질진 모르겠지만.

안내를 따라 출구 쪽으로 나감.

압록강의 지도.
중국이 아닌 북한 쪽의 명칭을 '조선' 으로 표기해놓은 게 유독 눈에 띔. 일단 북한 입장에서 자기 나라의 국호는 조선이 맞으니까.

출구로 나가는 길.

신문 기사에 나오는 것처럼 사진 찍는 포토 기기가 설치되어 있었는데, 딱히 하고 싶단 생각은 들지 않았고...

밖으로 나가기 위해선 다시 건물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여기도 방한커튼이 쳐져 있음.

건물 안으로 들어가 작동하지 않는 개찰구를 넘어가면 뭐가 나오냐 하면... 기념품 상점가.
하긴 여기도 관광지니 기념품 상점 있는 거야 당연한 거라 생각.

아래엔 한국의 파이, 그리고 위엔 조선의 맛.
마치 대한민국과 북한 식품의 만남처럼 보이겠지만, 실제 둘 다 한반도에서 생산된 것이 아닌 중국 생산품.
딱히 이런 걸 살 필요는 없다.

북한 맥주가 있긴 했는데, 여긴 평양맥주 단 하나만 있었음. 패스.
그 옆에 샘물이라든가 위의 워셔액처럼 보이는 음료도 북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론 중국에서 생산한 것.

진짜 살만한 거 없네...;;

그나마 살만한 게 마그넷 정도긴 한데, 아까 길거리 노점에서 파는 것보다 가격도 비쌌고 이미 구매를 했기 때문에
이것도 살 이유가 없었다. 아래엔 총알로 만든 기관포라든가 화포, 비행기 같은 전쟁 모형들이 있지만 전혀 사고싶지 않았다.

중국의 시각에서 바라본 한국전쟁 당시의 사진들이 있는 통로를 지나 다시 바깥으로 나왔고...

좀 전의 그 상징적인 상가 건물로 다시 빠져나왔다.
자, 이제 어디로 가야 하지?

주점이라 써 있는 걸 보니 저건 호텔 건물인가?
이 일대에서 본 호텔 중 가장 규모가 크고 화려하게 보였던 곳. 여기서 숙박 예정은 없으니 딱히 이용할 일도 없지만.

'로씨야 수입상품관' 이라는 게 궁금해서 한 번 들어가보기로 함.
하긴 중국은 러시아와도 국경이 맞닿아있는 국가니만큼 러시아 상품이 있는 건 당연한 것.

...와 이게 찐 공산주의의 맛;;
하나 살까 말까 엄청나게 고민했는데, 결국 이것보다는 북한 술을 사는게 더 의미있겠다 싶어 패스했음.
근데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니 그래도 하나 살 걸 그랬나보다 싶기도 하고... 적어도 이거 사 갖고 가면 모임에서 스타가 될 테니.

유람선도 타고 압록강 단교도 걷고 하니까 꽤 걸어서 아까 전 먹었던 게 살짝 꺼졌다는 느낌이 들었음.
그럼 청류랭면관 말고 또 하나의 대한민국 국민에게 허락된 북한음식을 먹으러 가 볼까?
= Continue =
2026. 6. 22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