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반도의 또 다른 시작점을 만나고 온 2박3일 중국 다롄(大连)여행
(32) 한 그릇에 담긴 오미(五味), 닭뼈 비빔국수 전문점 '지자반면(鸡架拌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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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몰 '대상신마트구물휴한광장' 의 지하 1층에는 슈퍼마켓과 함께 식당가가 붙어있다.
식당가 입구를 들어오면 뜬금없이 거대한 흑우(소) 동상이 있는데, 이게 뭘까... 뭘까 생각해봤는데 근처 식당에서 가져다놓은 듯.
나는 최상위 유전자를 가졌습니다(我拥有顶级基因), 좋은 소라는 뜻... 쇠고기 파는 집에서 가져다놓은 거겠지...

최근 대한민국에도 유행을 타기 시작한 회전훠궈 전문점이 여기 한 곳 영업하고 있었다.

평일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사람이 별로 없었는데, 사람이 없는 와중에도 훠궈 재료가 있는 레일은 꾸준히 돌아가고 있더라.
가격은 29.9위안, 대한민국 기준으로는 파격적이라 할 만큼 엄청 저렴한 가격.
여행 일정만 길었더라면 이런 곳도 한 번 정도 들러봤을텐데...

왼편에는 쇼핑몰 푸드코트라 불릴만한 식당들이 여럿 들어와있었다.

내가 선택한 가게는 여기.
'지자반면, 마라반(鸡架拌面, 麻辣拌)' 이란 이름의 식당.
마라반(麻辣拌)은 우리나라 마라탕집에서도 간혹 볼 수 있는 마라샹궈 비슷한 마라비빔 요리라 뭔지 알 것 같은데
지자반면(鸡架拌面)이란 요리는 처음 들어보는 것. 해석하면 '닭뼈(갈비) 비빔면' 이라고 한다. 닭뼈를 넣은 비빔국수라고...

현지인들이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쇼핑몰 푸드코트라 여기도 식사가격이 굉장히 저렴하다.
작은 사이즈는 12위안부터 시작하고 제일 비싼 메뉴도 24위안을 넘지 않는다.

메뉴는 전부 한자로만 써 있어 읽는 게 어려웠지만, AI 번역을 이용해서 대충 어떤 메뉴가 있는지 파악해낼 수 있다.
이 중 내가 선택한 메뉴는 '닭뼈 비빔면 초호화 세트(鸡架拌面超豪华套餐) - 20위안'
네 장의 사진 중 오른쪽 아래에 있는 사진이다. 초호화라 써놓은 걸 보니 기본 면 외에도 재료들이 이것저것 다 들어가는 모양.

중국 식당은 물을 같이 내어주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식사와 함께 할 음료를 따로 구매하는 게 일반적.
중국 브랜드의 음료가 여러 개 진열되어 있었는데 나는 별도로 물병이 따로 있었기 때문에 음료 주문을 따로 하지는 않음.
판매되는 음료 중엔 오른쪽에 보이는 것처럼 물도 있다.

푸드코트 테이블은 여러 식당이 공용으로 사용하고 있고 점심시간대라 손님들도 꽤 있는 편.
거의 대부분의 손님들이 혼자 식사를 하러 온 사람들이었다. 이런 분위기는 우리나라의 그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

'닭뼈 비빔면 초호화 세트(鸡架拌面超豪华套餐)', 가격 20위안.

비주얼이 약간 뭐랄까... 맵지 않은 마라샹궈 보는 느낌.
야채부터 각종 재료들을 큼직하게 썰어넣은 뒤 그걸 매콤한 빨간 양념에 볶아낸 요리라 처음 주문하는 거지만 뭔가 비주얼이 익숙.

위에 얹어진 재료들을 살짝 걷어내면 그 안에 면이 숨어들어있는 걸 볼 수 있다.
면의 굵기는 우리나라의 소면과 비슷한 정도로 가느다란데, 먹는 방법은 특별한 거 없고 면과 재료를 잘 섞어 함께 먹으면 된다.

그리고 이 비빔면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닭고기가 들어가긴 하는데, 살코기가 아닌 닭의 뼈가 들어간다는 것.
다 먹고 남은 뼈 찌꺼기를 모아놓았다기보단 그냥 다른 요리에 사용되는 닭고기살을 발라낸 뒤 남은 뼈를 넣고 볶은 것이다.
그래서 이름도 '닭뼈 비빔면' 이라고 붙은 건데, 뼈에 살짝 남은 살을 하나하나 발라먹으면서 국수와 함께 즐기면 된다.

간혹 이렇게 큼직한 살코기도 함께 섞여들어있기도 한데, 여튼 뼈밖에 들어있지 않은게 뭐 먹을 게 있냐 생각될 수 있지만
하나하나 살을 발라먹다보면 꽤 양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게 생각보다 나쁘지 않음. 발라먹는 재미가 있다.

중요한 양념의 맛은... 이거 먹어보고 살짝 감탄할 수밖에 없었는데, 양념이 진짜 절묘함.
일단 기본적인 베이스는 마라샹궈의 그것과 비슷한 것 같은데 거기에 좀 더 복합적인 맛이 더해졌다. 마라 특유의 얼얼한 맛은
살짝 눌러서 매운맛을 조금 낮추고 양꼬치 먹을 때 찍어먹는 즈란의 풍미를 좀 더 높였음. 거기에 단맛과 새콤한 맛을 강화시켜
진짜 국수 한 젓가락에서 오미(五味) 라고 하는 다섯 가지 맛(단맛, 짠맛, 쓴맛, 매운맛, 신맛)이 전부 느껴지는 신기한 맛이었다.

보통 튀김에 넣는 벌집감자도 여기서는 볶아서 국수 속재료로 함께 넣었고...

살코기가 꽤 달라붙은 뼈 부위는 국수 안에도 잔뜩 숨어있어 파헤쳐낼때마다 계속 나오고 있었음.

그 밖에 만두라든가 어묵, 소시지, 목이버섯 등의 마라탕, 마라샹궈에 들어가는 속재료들도 잔뜩.
각종 재료들이 전부 들어간 한 그릇의 국수에서 모든 종류의 맛, 그리고 다양함을 즐길 수 있는 게 진짜 엄청 맘에 들었다.
무엇보다 대한민국에서 이와 비슷한 느낌의 국수 요리를 파는 곳을 보지 못해 처음 접해보는 것에 대한 신비함도 한 몫 했다.

진짜 잘 먹었고요... 이거 안 먹고 돌아왔으면, 존재를 몰랐더라면 평생 두고 후회했을지도 모름.
아니 맛 자체를 아예 모른 채 살았을테니 후회하진 않았으려나...?

여기는 언젠가 다롄이라는 도시를 다시 찾을 일이 있으면 그 때도 다시 한 번 방문하고 싶은 가게다.
맛에 비해 가격은 푸드코트답게 엄청 저렴해서 그 부분이 더 마음에 들었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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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몰 뒤로 하고 호텔로 되돌아갈 때.
아침부터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하다보니 어느새 늦은 오후가 되었다.

이런 애완용 반려동물 파는 노점... 이라고 해야 하나? 뭔가 엄청 오래간만에 본다.
옛날엔 이런 집들 대한민국에도 많았는데 지금은 다 사라진 것 같아. 언제부턴가 찾아볼 수 없게 되었어. 그게 맞는 거겠지만...

중간에 잠깐 지하상가 화장실을 들렀는데, 화장실 소변기에 익숙한 문구가 써 있었음.
향전일소보 문명일대보(向前一小步 文明一大步)
앞으로 한 걸음 나아가면 에티켓은 큰 한 걸음을 내딛는다는 뜻인데, 소변기에 한 발짝 가까이 가서 볼일 보라는 뜻이다.
우리나라 남자화장실 소변기에 붙어있는 한 발짝 더 앞으로 와달라는 것과 정확히 동일한 내용.
이걸 중국에서는 이런 식으로 표현하는구나, 뭔가 별 거 아닌 것 같으면서도 표현 방식이 은근히 시적이네.
= Continue =
2026. 7. 6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