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4호선 인덕원역 근방에 거주하는 커플의 초대를 받아
비 오는 지난 주말에 방문한 '진달래양꼬치' 라는 양꼬치 & 중국요리 전문점입니다.
꼭 한 번 같이 가 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들어 모처럼 약속 잡고 함께 방문했어요.
인덕원 본점이라고 써 있는데, 검색시 나오는 다른 가게들이 분점인지 아니면 이름만 같은 다른 가게인지...
조금 이른 저녁시간대에 방문해서 실내는 한산한 편.
좀 낡은 양꼬치 파는 중국요리 전문점 분위기를 갖고 있습니다.
메뉴판을 한 컷.
메뉴마다 사진이 있어 고를 때 참고하기 쉽습니다.
양꼬치가 메인이긴 한데, 양꼬치를 먹지 않고 요리만 먹는 것도 가능해요.
물수건을 포함한 테이블 기본 세팅.
테이블마다 양꼬치용 소스가 담긴 접시가 하나씩 비치되어 있습니다.
양꼬치 먹을 땐 바로 이용하면 되지만 '요리만 먹을거에요' 하니 바로 수거해가시던...^^;;
그래도 테이블마다 양념통이 있으니 혹시나 필요하면 그걸 이용하면 됩니다.
기본 반찬으로 무생채가 나오는데, 갓 무쳐서 아삭아삭하고 되게 개운한 맛.
김치도 겉절이를 더 즐기는 편이라 이런 스타일의 무생채 정말 좋습니다.
소금에 넣고 볶은 땅콩 한 접시.
사실 이 무생채와 땅콩만 있어도 충분히 훌륭한 맥주안주.
오늘 저녁식사의 시작은 하얼빈 맥주가 함께 합니다.
이 날은 기분이 좋아서 평소 주량보다 맥주를 조금 더 마셨어요.
그래서 평소보다 조금 더 알딸딸하고 즐거웠습니다...ㅋㅋ
요리가 나오기 전
기본 서비스로 갓 삶은 순대 한 접시가 나왔습니다.
당면순대와 피순대를 반쯤 섞은 것 같은데, 많이 으깨진 상태로 제공되는 게 특징.
이게 삶는 과정에서 으깨진건지 모르겠지만 살짝 간이 되어있고 되게 쫀득합니다.
막 삶아 뜨끈뜨끈한 걸 내어 온 거라 무생채와 함께 먹으면 정말 맛있어요.
첫 번째 요리 : 맥주탕(10,000원)
비도 오고 꽤 3월치고 꽤 쌀쌀한 날이라 국물요리가 하나 있으면 좋을 것 같아 주문.
제가 온 김에 평소 한 번 먹어보고 싶다는 맥주탕을 주문했는데요,
어떻게 나오는지 보니 내용물이 담겨져 있는 사각 냄비 위에
그 자리에서 맥주를 콸콸 부어 그대로 끓이더군요...;;
저기서 끓고 있는 국물의 절반이 맥주입니다. 대체 무슨 맛이 날지 상당히 궁금...
국물 안에는 각종 야채와 함께 잘게 썬 어묵, 그리고 새알만두가 여러 개 들어있습니다.
맥주탕이라고 하여 진짜 맥주맛이 나는 건 아니고 알콜 성분도 끓으면서 다 날아가
먹는다고 취하거나 하진 않습니다. 이 정도면 미성년자가 먹어도... 괜찮으려나?
중국 특유의 향신료맛이 느껴지는 적당히 얼큰한 국물이 조금 생소하면서도 좋아하는 향이라 괜찮네요.
두 번째 요리 : 타이완 식 수좌빙(6,000원)
각종 야채를 넣고 납작하게 부쳐 낸 타이완 식 전병으로 그 자리에서 바로 잘라주던...
...동그랗게 부쳐 낸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고 싶었는데 조금 아쉽네요(...)
바삭바삭하면서 짭짤한 맛이 은근히 손에 가게 만드는 매력적인 맛이고
우리나라 부침개와도 비슷한 맛이라 처음 먹어보는 사람도 큰 거부감이 없을 듯 합니다.
다만 기름기가 워낙 많아 조금 부담스러워 하는 사람도 있을 듯.
개운하고 시원한 무생채와 함께 먹는 걸 추천합니다. 이것도 그냥 먹는 것보다 무생채랑 먹으니 맛있네요.
세 번째 요리 : 튀김가지볶음(10,000원)
가지를 먹기 좋게 썰어 한 번 튀긴 뒤 각종 양념을 넣고 볶아낸 요리.
튀김옷을 입히지 않은 생 가지를 통째로 튀긴 뒤 한 번 볶은거라
튀김옷 없이 가지 자체의 순수한 식감이 잘 살아있습니다.
겉은 살짝 바삭하면서 포슬포슬하게 씹히는 느낌이 가지 별로 안 좋아하는 일행도 맛있다고 칭찬.
가지는 사실 아주 맛있는 식재료인데 사람들이 싫어하는 이유가 조리법 문제라고 생각...
네 번째 요리 : 매운 명란볶음(15,000원)
메뉴에 명란볶음이라고 해서 '설마 진짜 그 명란젓의 명란인가?' 라고 반신반의하며 주문했는데
정말 명란이 맞네요. 명란과 이리를 당근, 고추, 양파 등의 야채와 함께 매콤하게 볶아낸 요리입니다.
비주얼 때문에 호불호가 많이 갈리긴 하지만
생태탕 등에 들어간 걸 좋아하는 사람이 많은 이리 부위.
저는 거부감을 갖고 있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주 좋아하는 것도 아니라 쏘쏘.
명란은 되게 좋았습니다.
매번 젓갈이나 동태탕에 들어간 알로만 먹다가 볶음으로 먹으니 느낌이 또 색다르네요.
속이 알로 꽉 차 있어 조금만 베어먹어도 입 안이 꽉 차는 만족감이 남달랐어요.
매운 정도도 적당한 편이라 술안주는 물론 밥 시켜서 밥반찬으로 먹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
주인 아저씨께서 서비스를 이것저것 잘 챙겨주시는 성격인 듯.
요리 시키고 맥주 좀 여러 병 시키니 처음 서비스로 나온 순대도 알아서 리필해주고
중간에 마셔보라면서 중국 차도 두 병 서비스해주셨습니다.
저 음료는 결국 다들 맥주 많이 마셔서 배가 찬 상태라 못 마셨는데, 나중에 블로그를 통해 따로 소개합니다.
소개해주신 분들과 함께 방문한 인덕원의 '진달래 양꼬치'
동네 어디에나 하나쯤 있을법한 평범한 양꼬치집이긴 하지만 요리들이 하나하나 다 맛있었고
수좌병, 맥주탕 같은 다른 가게에서 보기 힘든 독특한 메뉴들도 만날 수 있었던 곳.
음식이 맛있어서 맥주도 많이 마셨고 기분 좋게 취할 수 있었던 자리였습니다.
근처로는 배달도 해 주나보네요.
확실히 요즘 요식업이 살아남기 위해선 배달이 필수인 시대니까...
※ 진달래양꼬치 찾아가는 길 : 수도권 전철 4호선 인덕원역 7번출구 하차 후 직진, 투썸플레이스 골목에서 좌회전
2021. 4. 7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