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내여행/2020.08 남해

2020.9.15. (31) 한적한 바닷가 마을에서의 아침 마실 / 아름다운 남해(南海), 2020년 여름휴가

반응형

아름다운 남해(南海), 2020년 여름휴가

(31) 한적한 바닷가 마을에서의 아침 마실

 

. . . . . .

 

 

여행만 오면 이상하게 설레는 마음 때문인지 아침잠이 없어진단 말이지요...

전날에 조금 일찍 잠든 탓도 있지만, 아침 7시가 채 되지 않아 눈이 떠졌습니다.

친구들은 아직 깊이 잠에 빠져 있고 저는 더 자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아 잠깐 발코니로 나오니 한창 해 뜨는 바다가 보이더군요.

 

 

애들 잠 안 깨게 살짝 발코니를 통해 밖으로 나왔습니다.

사진과 같이 남해 오션뷰 펜션의 1층 룸은 출입문 외에도 발코니와 자연스럽게 이어져 있는 통로가 있습니다.

이 때문에 잘 땐 반드시 발코니 문을 닫고 커튼을 치고 자야 하지만, 아침에 바로 밖으로 편하게 나올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요.

 

 

해 뜨는 아침의 남해 오션뷰 펜션 전경.

2층은 벌써 잠이 깼는지 창문이 열려 있고, 다른 층은 아직 사람들 모두 곤히 자는 중.

 

 

독일마을 바로 옆, 몇 채의 펜션과 가정집이 한데 섞여있는 이 작은 마을의 이름은 '삼동 문화마을' 입니다.

독일마을과도 걸어서 이동할 정도로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는 바닷가 앞 한적한 마을이지요.

 

 

왠지 좀 걸어보고 싶어 발걸음을 서서히 옮겼습니다.

날씨가 아주 맑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구름 사이로 아침 햇살이 조금씩 빛을 비추고 있더군요.

 

 

바닷가 쪽으로 혹시 걸어갈 수 있나 약간 이동해보니 이렇게 바다로 바로 내려갈 수 있는 길이 있더라고요.

 

 

편하게 조성해놓은 나무 계단을 따라 바닷가로 천천히 내려가 보았습니다.

펜션 밖으로 나와 도보로 1~2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 거리에 바로 바다가 있어 내려갈 수 있습니다.

 

 

오, 남해 바다야...!!

바닷가 쪽으로 내려오니 잔잔한 남해의 아침 바다가 저를 맞이해주고 있었습니다.

 

 

반대편에는 유람선 선착장과 함께 작은 리조트 건물 하나가 들어서 있었습니다.

이 쪽의 방향이 동쪽 방향. 다만 하늘이 미묘하게 흐려서 해 뜨는 모습이 아주 선명하게 보이진 않았습니다.

 

 

바닷가 쪽으로 조금 내려와 보았는데요, 이 곳의 해변은 백사장이 아닌 자갈로 이루어진 해변입니다.

예전 거제도에서 봤던 '몽돌해변' 과 조금 비슷한 모습이었지만, 그 곳의 자갈에 비해 이 곳의 자갈은 다소 거친 편.

 

 

해수욕장이라기보다는 그냥 한적한 시골 마을의 앞바다 같은 느낌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앞이 탁 트여있는 바다 앞에 서 있으니 가슴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바다가 아닌 내륙 지역에 사는 저로서는 이렇게 바다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아

어쩌다 한 번씩 내려와 바다를 보면 이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없는데, 매일 바다를 보고 사는 사람들은 생각이 좀 다르겠지요.

 

 

잔파도 하나 없이 잔잔하면서 또 생각보다 깨끗했던 물.

 

 

새하얀 백사장 대신 올망졸망한 자갈들로 이루어져 이 나름대로의 매력이 느껴지는 펜션 앞 바닷가 해변.

아쉽게도 파도가 들어오지 않고 물이 잔잔하기 때문에 몽돌해변마냥 돌 굴러가는 소리를 느낄 순 없었습니다.

 

 

바닷물을 따라 밀려들어온 해초가 바위 곳곳에 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바닷가를 홀로 한 바퀴 거닐어보고 다시 육지 쪽으로 되돌아가는 길.

바닷가와 마을 사이에는 여러 그루의 나무가 심어져 있는 작은 숲이 조성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숲을 따라 작게나마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었습니다.

나름 낭만적인 분위기에서 아침 바다를 보며 돌아다니는 게 나쁘진 않습니다만, 벌레가 좀 많아서...^^;;

그리고 특이하게도 곳곳에 있는 물웅덩이에 상당히 많은 개구리가 서식하고 있더군요. 갑자기 수십 마리 개구리가 튀어올라 좀 놀랐던...

 

 

마을에서 바라본 아침의 들판 너머 독일마을 풍경.

제일 앞에 보이는 정가운데의 교회를 중심으로 빨간 지붕의 건물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

 

 

그리고 이 쪽은 제가 묵는 펜션이 있는 삼동문화마을 전경.

독일마을이라는 관광지 때문에 이 곳도 저 같은 외지 손님들을 위한 펜션이 꽤 많은 편입니다.

제가 묵어서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우리 펜션이 제일 좋은 것 같네요ㅋㅋ

 

 

어제 독일마을로 가는 도중 봤던 '미륵암' 이라는 작은 사찰.

논 한가운데 약간 뜬금없이 기와건물과 함게 사찰이 있어 '저게 뭐지?' 하며, 산책 나온 김에 한 번 들러 보았습니다.

 

 

'사천왕문' 현판이 달린 미륵암의 출입문.

외지에서 온 사람들도 얼마든지 들어갈 수 있도록 문이 활짝 열려 있었습니다.

 

 

사천왕문 안엔 사찰을 지키고 있는 네 명의 사천왕 석상이 서 있습니다.

 

 

다른 유명한 사찰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무서운 얼굴로 우리를 바라보고 있는 사대천왕.

 

 

사찰 안에 들어오자마자 제일 먼저 눈에 띈 주지스님의 환영 문구.

이 곳을 찾아오는 모든 중생들이 성불할 수 있기를 빕니다.

 

 

인자한 미소로 우리를 바라보고 있는 '포대화상(布袋和尙)'

포대(布袋, 생년 미상-917년(?))는 당나라 말기부터 오대 십국 시대까지 명주(현재의 중국 저장성 닝보시)에 실재했다는

전설적인 승려라고 합니다. 흔히 수묵화의 좋은 소재로 여겨지며 큰 포대를 멘 배불뚝이 승려의 모습으로 그려지는데,

이 승려는 일본에서도 칠복신 중 하나로서 추앙받고 있다고 하는군요.

 

 

경주 불국사에 있어야 할(?) 다보탑과 유사한 모양의 탑이 법당 앞 포대화상 옆에 세워져 있었습니다.

 

 

법당 앞을 지키고 있는 두 명의 인왕.

 

 

법당의 건물은 기와 건물이 아닌 작은 시골 주택처럼 생겼고

문이 열려 있었는데, 그 안은 스님의 생활 공간일 것 같아 들어가진 못하고 바깥만 둘러 보았습니다.

 

 

나중에 이 곳을 나온 뒤에야 알게 된 건데, 이 사찰엔 '돌할매' 라고 하는 영험한 기운이 담긴 돌이 있다고 하더군요.

아쉽게도 저는 그 정보를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이 곳을 들어온 거라 그 돌을 보고 나가진 못했습니다.

 

 

불교의 상징인 卍문양의 화단 안, 자연스레 피어 있는 꽃.

 

 

수많은 소원의 연등이 알려 있는 '법성게'

소원의 등을 이 곳에 달고 금강반야바라밀경을 머리에 인 채 이 곳을 돌면 원하는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저 연등을 단 사람들은 이 곳을 돌면서 어떤 소원을 빌었을까요.

그리고 저마다 빌은 소원은 지금쯤 이루어질 수 있었을지요.

 

 

이 곳을 찾아오는 모든 사람들에게,

부처님의 자비가 항상 함께하길 빌며 미륵암을 나왔습니다.

 

 

미륵암을 나와 마을로 돌아가는 길.

논 한가운데 마을로 나가는 길을 따라 쭉 앞으로 간 위 왼쪽으로 가면 독일마을, 오른쪽으로 가면 펜션이 있는 삼동문화마을.

 

 

주로 개천이나 도랑가 중심으로 가장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환삼덩굴.

누구나 한 번쯤은 보았을 이 식물은 좀 무서울 정도로 개천 중심으로 엄청난 속도로 번식하는 식물이기도 한데요,

잎파리와 줄기가 까끌까끌해서 잘못 스치면 피부에 상처가 생겨 엄청 따갑게 만드는 상당히 성가신 식물로

일단은 먹을 수 있긴 하지만, 그 번식력이 무시무시하게 빠르고 다른 식물들을 죽이기 때문에 생태계교란종으로 지정됐다 합니다.

개인적으로 어릴 때 이 식물의 까끌까끌한 잔가시에 쓸려 고생한 기억이 있어 일단 보이면 기피할 수밖에 없더군요.

 

 

호박꽃이 꽤 예쁘게 피었습니다. 아직 호박 열매가 영글진 않았지만요.

 

 

마을에서 바라본 논밭, 그리고 그 뒤로 보이는 마을의 전경.

이른 아침이라 지나가는 사람 없어 한적한 시골마을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논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는 미륵암.

이렇게 내려다보니 조금 뜬금없는(?) 곳에 불쑥 자리잡고 있다는 느낌도 있네요...ㅋㅋ

분위기는 다소 평화로웠지만, 아침임에도 꽤 더워서 이미 몸은 땀으로 살짝 젖었습니다. 이제 돌아가서 샤워 좀 해야겠네요.

 

 

펜션 발코니로 올라가는 계단 입구에 심어져 있는 수많은 꽃화분.

이 꽃화분도 주인이 직접 하나하나 가꿔서 손이 많이 갈 테지만, 그래도 꽃을 보면 왠지 기분이 편안해지는 기분입니다.

 

 

샤워하고 나오니 좀 전까지 자고 있던 친구들이 하나둘 일어났고, 걔들이 잠 깰 동안 아침상을 차렸습니다.

특별히 거창한 아침을 먹는 건 아니고 그냥 전날에 산 화월당과자점의 볼카스테라와 찹쌀떡, 그리고 커피로 가벼운 아침.

안에서 먹는 것보단 아침 바다를 보면서 먹으면 더 좋을 것 같아 바깥의 바베큐 테이블에 세팅 완료.

 

 

아침을 깨우는 커피 한 잔, 그리고 찹쌀떡과 빵.

평소 호텔같은 곳에서 뷔페 조식을 먹는다면 푸짐하게 한 상 차려놓고 먹겠지만, 이번 여행에선 심플하게...

 

 

전날 맛보았던 화월당과자점(ryunan9903.tistory.com/440)의 볼카스테라 안쪽은 이렇게 생겼더군요.

넓게 편 카스테라 위에 단팥 앙금을 듬뿍 넣은 뒤 만두처럼 팥을 카스테라가 감싸고 있는 형태.

촉촉한 카스테라의 식감, 거기에 양갱마냥 아주 진하고 달콤한 단팥이 가득 찬 맛있는 빵이라 팥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추천.

대충 이 빵 하나랑 찹쌀떡 하나를 커피랑 같이 먹으니 어느 정도 든든하게 배가 찼습니다.

 

 

야외 테이블에서 바닷가 바라보며 커피 한 잔 하는 이 분위기도 참 좋아요.

출근 걱정, 업무 걱정 없이 여름 휴가 시즌에 느낄 수 있는 이 아침의 여유가 너무 귀중하고 또 소중합니다.

 

 

앗... 딱 걸렸어...

 

 

어디서 왔는지 모를 치즈냥이 한 마리가 은근슬쩍 우리 발코니 앞으로 슬금슬금 다가왔습니다.

 

 

딱히 우리를 경계하거나 피하진 않았습니다만, 좀 가까이 가서 만지려 하니 귀찮은 듯 바로 자리를 떠 버리던...ㅡㅜ

그래도 아침에 바다 보면서 커피 마시고, 거기에 고양이까지 보니 기분은 상당히 좋군요.

여름휴가 3일차. 오늘은 남해를 좀 더 둘러본 뒤 통영으로 이동 예정인데, 오늘 하루도 기분 좋은 일정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Continue =

 

. . . . . .

 

2020. 9. 15 // by RYUNAN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