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의 첫 여행, 1박 2일의 짧은 나홀로 부산
(9) 부산사람도 모르는 기묘한 쓰까쓰까 비빔김밥, 영도 사또분식(영도구 대교동2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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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부산 내려왔을 때 일부러 먹어보려고 남포역에서 비 오는 밤에 걸어서 영도까지 간 적이 있었다.
겨우 힘들게 가게 앞에 도착했지만 가게 문이 굳게 닫혀있어 악!! 하고 절망했던 그 곳은 영도구 대교동2가에 위치한 '사또분식'

지난 번에 갔을 땐 굳게 닫힌 가게 앞에 이런 문구만이 있었을 뿐이고...
이후 찾아보니 가게 사장님의 건강 문제 때문에 당분간 이 가게가 휴업을 했다고 하는데, 최근 영업을 재개했다는 소식을 들어
이번에는 먹어볼 수 있겠지... 싶어 영도를 간 김에 여기도 한 번 들렀다 오기로 한 것.
(지난 방문 실패 후기 : https://ryunan9903.tistory.com/5711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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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처음으로 묵어보는 '토요코인 서면', 오피스와 침실을 하나로 합친 '프라이빗 오피스룸' . . . . . . 밤의 영도대교.비는 여전히 그치지 않고 추적추적 내려 한층 가라앉은 분위기. 저 멀리
ryunan9903.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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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앞에 조명이 켜져 있고 정상영업하는 것 확인.
그래, 한 번 실패했는데 또 실패하면 안 되지, 정말 다행이라는 안도감을 갖고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생각보다 가게가 컸고, 내부에 손님들도 적당히 있었다. 다 동네 주민들처럼 보였음.
하긴 여길 나 같은 관광객이 일부러 찾아올 만한 동네는 아니지...
주방 쪽에 일하는 분 둘, 그리고 서빙하는 젊은 남성 하나. 바로 적당히 편한 곳 자리잡고 앉으라며 꽤 친절하게 안내를 해 주었다.

꽤 심플한 메뉴판.
김밥, 우동 등을 파는 가게인데, 내가 여기서 먹어보고 싶었던 건 바로 저 아래 '비빔김밥'
김밥과 삶은 당면을 큰 그릇에 담아 잘게 부순 뒤 김가루, 양념장과 함께 비벼먹는 수도권에서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음식으로
사실 부산에서도 이거 파는 곳, 여기 외엔 본 적이 없다. 비빔당면 파는 집이야 많아도 비빔김밥이라니... 이건 대체 뭐야;;
평소 구독하는 유튜브 채널 '빅페이스' 에서 소개된 적이 있어 이 가게 존재를 처음 알게 되었고 호기심이 들어 이번에 방문해본 것.
아래 링크 클릭하면 해당 영상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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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물, 그리고 물티슈 준비.
식기류는 테이블에 기본 비치되지 않은 걸 보니 음식 나올 때 가져다주는 것 같다.

반찬으로는 단무지, 그리고 깍두기가 나오는데, 저 깍두기가 직접 담근건지 엄청 맛있었음.
그 정말 좋은 무에서 나는 특유의 단맛이랄까, 그게 매콤한 양념과 함께 꽤 진하게 느껴져 분식집 이상의 퀄리티를 자랑했다.

매장 안 온수통에 국물이 비치되어 있고 옆에 그릇도 놓여있길래 한 그릇 셀프로 직접 가져왔는데,
그와 별개로 직원이 파 담은 국물을 따로 가져다주셨음...;; 사람들이 가져다먹길래 셀프인 줄 알았더니 처음은 가져다주는 거였다.
졸지에 비빔김밥 먹으면서 국물을 두 그릇 먹는 사람이 되어버림. 이거 멸치육수 국물인데 향이 꽤 진해서 좋았다.

사또분식만의 오리지널 메뉴, '비빔김밥(6,500원)' 도착.
일단 이것만 보면 대체 무슨 음식인지 감이 안 잡힌다.
바닥에 당면 삶은 거 조금 있고 그 위에 김가루, 깨, 고추장 수북하게 뿌린 것밖에 안 보이는데...

위에 수북하게 담긴 김가루와 깨를 걷어내면 짜잔, 속에 김밥이 숨어있어...?

것도 뭐 특별한 김밥도 아니고 진짜 그냥 평범한 김밥.
안에 우엉, 당근, 시금치, 계란지단, 어묵 넣고 말아낸 정말 평범한 김밥집의 김밥이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져 한 줄 들어있었다.
이걸 어떻게 먹으라는 걸까, 대체 비빔당면 안에 김밥을 왜 넣은 거지??

먹는 방법은 간단.
김밥을 잘게 부숴 숟가락으로 당면과 함께, 그리고 그 위에 얹어진 김가루, 양념장, 깨를 섞어 마구 비벼먹으면 된다.
빅페이스 영상을 보면 김밥도 그냥 만 김밥이 아니라 한 번 말아 썰은 김밥을 멸치육수에 담가 토렴을 한 뒤 꺼내준다고 하는데
푹 담그는 건 아니고 체에 받쳐 한 번 살짝 담갔다 꺼내는 정도라 김밥 말은 외형이 무너지지는 않는 것 같다.
그런데 일단은 다 섞어 비비기 전, 그냥 당면과 김밥을 따로 먹는 맛은 어떨지 궁금해서 일단 양념장에만 살짝 당면만을 비볐음.

당면만 비비던 중, 김밥이 하나 터져 결국 김밥도 좀 섞여버리긴 했는데, 그냥 고소한 김가루 맛 나는 살짝 매콤한 당면 맛.
예전 남포동에서 먹었던 그 비빔당면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자극성 없고 편하게 먹을 수 있는 평범한 맛이었다.
살짝 의외였던 부분이라면 나는 비빔김밥이라 해서 비빔국수처럼 차가운 걸 생각했는데, 찬 음식이 아닌 따뜻한 음식이었던 것.
김가루와 깨가 워낙 많이 들어가 당면임에도 불구, 매끌매끌보다는 까끌한 식감이 있었지만 맛 자체는 꽤 괜찮았음.

그리고 김밥도 멸치육수에 한 번 토렴했다하지만, 그냥 평범한 김밥집에서 맛볼 수 있는 김밥 맛.
두 개를 따로 먹어봤으니 이젠 하나로 합쳐 먹어볼 시간.
남은 김밥 잘게 부순 뒤 숟가락으로 당면과 함께 사정없이 막 비볐다. 여기서 팁 하나 주자면 함께 준 국물 두스푼 정도 넣고 비비면
좀 더 잘 비벼지고 부드러워져서 한층 먹기 편해진다.

김밥 안에 들어간 우엉, 당근 등의 야채 때문에 진짜 비빔밥처럼 되어버린 게 킬포인트랄까....
너무나도 익숙한 고추장에 나물 넣고 투박하게 슥슥 비벼낸 비빔밥의 맛이라 그 방법이 살짝 황당하면서도 재미있었던 맛.
비주얼이 솔직히 빈말로라도 맛있어 보이는 비주얼은 아닌데 신기하게도 의외로 괜찮음. 생각보다 꽤 맛있다.
물론 먹으면서 '이렇게 먹을거면 그냥 비빔밥을 먹는 게 낫지 않을까?' 라는 의문은 계속 들었지만, 그래도 먹는 내내 꽤 즐거웠음.
사실 이 즐거움은 맛에 대한 만족보다 '궁금했던 것을 해소했다' 라는 정복감에 좀 더 가까웠던 것 아니었을까...

여튼 비주얼은 좀 별로긴 해도 생각보다 맛있어서 한 그릇 다 비우고 나올 수 있었고
지금도 이 특유의 컬트적이지만 익숙한 맛이 또 생각나 '다시 한 번 먹고 싶다' 란 감정이 생기니 꽤 괜찮았던 음식이었던 것 같다.
여기 손님들 보니 비빔김밥 먹는 사람은 나밖에 없었고 거의 대부분 국물 있는 우동이나 국수를 먹고 있었음.
멸치 베이스의 육수가 꽤 맛있었던 걸 보아 여기 우동, 국수도 괜찮은 것 같아보였다. 다음에 언젠가 오면 그 땐 우동을 먹어볼까?
하지만 내가 이 동네 주민도 아니고, 언젠가 여길 또 찾는다면 왠지 그 때도 비빔김밥을 먹을 것 같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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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쓰시마(대마도) 이즈하라의 이즈하라 우체국과 자매결연을 맺었다는 부산 영도우체국을 지나...

다시 영도대교로 돌아왔다.

영도대교에서 바라본 바로 옆의 부산대교.
둘 다 도보로 이동 가능한 다리지만 영도대교가 롯데백화점, 그리고 남포역과 연결되어 있어 접근성은 부산대교보다 훨씬 좋다.

이 좁은 바다에서도 낚시를 하는 사람이 있네...

어느덧 해는 산 너머로 넘어가 하늘을 노랗게 물들이고 있었고...

이제는 일주일에 단 한 번만 도개 행사를 하는 도개교인 영도대교를 걸어서 넘어간다.
사실 사또분식과 남포동 거리가 그렇게 멀지 않아 날 좋을 땐 가볍게 걸어 이동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

섬 안쪽은 무너져가는 건물, 사람이 없는 빈집이 많은 영도라지만 그래도 육지와 맞닿아있는 곳엔 높은 건물들도 많고
가게들이 많이 몰려있어 사람들이 많이 사는 분위기가 느껴진다. 섬 안쪽과 바깥쪽은 이렇게 분위기가 다르다.

다시 남포역으로 도착.
롯데백화점 광복점과 바로 맞닿아있는 남포역 출입구는 8번 출입구, 저기를 따라 지하철 타러 내려간다.
= Continu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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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또분식 찾아가는 길 : 부산광역시 영도구 절영로35번길 39(대교동2가 17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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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3. 3 // by RYUNAN